▶ 호송인력이 세관까지만 따라가 이탈 못 막아
▶ JSA 견학신청도 모른 채 뒤통수 맞고 대북채널 급구
지난 18일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사태는 미국 정부의 관심병사 관리의 허점이라는 미국 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서울발 기사에서 비무장지대(DMZ) 관광지의 보안 조치와 킹의 출국 관리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국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킹은 지난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빠져나와 다음날 JSA 견학에 참여했다.
한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킹은 인천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나서 항공사 직원에게 여권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킹은 다시 안내받는 과정에서 공항을 벗어날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WSJ이 추정했다.
호송인력이 인천공항 세관까지 킹을 따라갔지만 그 후에 킹은 미군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킹이 정상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탔더라도 텍사스에 도착한 뒤에야 미군 장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킹이 미국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호송인력이 동행했다면 그가 공항을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WSJ에 "미국은 보안 조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에서 범죄 혐의를 받은 병사들의 관리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킹이 한국 내 수용시설에서 나온 뒤에는 범죄자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호송인력이 비행기까지 따라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킹이 JSA에서 군사분계선을 순식간에 넘어간 점도 주목된다.
JSA에서 남한과 북한을 나누는 것은 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경계석에 불과하다고 WSJ이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때 판문점의 낮은 경계석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적 있다.
킹이 JSA 견학에 참여한 경위도 의문이다.
한국 당국자들은 WSJ에 킹이 미리 JSA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유엔군사령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JSA 견학 신청을 보통 방문 일주일 전에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킹은 이달 10일 한국 내 수형시설에서 풀려난 뒤 JSA 견학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가 킹의 견학을 허가했음에도 미국이 이를 알지 못한 점이 문제로 꼽힌다.
WSJ은 한국 당국자를 인용해 킹이 JSA를 견학할 때 미군이 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점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킹이 공항을 빠져나온 뒤 JSA를 방문한 상세 경위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월북한 킹의 정보를 파악하려고 북한에 연락하고 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21일 킹의 월북과 관련해 "우리는 그의 행방을 알고 싶고 그 정보를 얻기 위해 북한에 연락했다. 불행하게도 더 이상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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