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10일 유타주에서 열린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에 빗대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성장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높아 시한폭탄 같다”며 “악당들은 문제가 생기면 나쁜 짓을 하기 때문에 이는 좋지 않다”고 공격했다. 이번에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중국 방문 중에 매섭게 ‘채찍’을 휘둘렀다. 러몬도 장관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로부터 중국이 너무 위험해져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중심주의 정책을 주도해온 러몬도 장관은 평소 국제 룰에 위배되는 ‘중국의 반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아무 설명이 없는 엄청난 벌금, 불분명하고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방첩법 개정, 기업 압수 수색 등이 그것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만든다”며 “그래서 기업들이 다른 기회나 다른 국가 등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중국을 직격했다.
1971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미스필드에서 태어난 러몬도 장관은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한 뒤 법률사무소 등에서 일했다. 2000년 귀향해 벤처캐피털 회사를 창업한 그는 2010년에는 로드아일랜드 재무총괄로 선출돼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6년간 로드아일랜드의 첫 여성 주지사를 지냈고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의 상무장관으로 기용됐다.
러몬도 장관은 ‘바이든의 오른팔’답게 중국 때리기에 전혀 거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 통제를 위한 강경 조치의 중심에는 언제나 러몬도 장관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며 미국 중심주의를 강조하고 중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요지부동이다. 반(反)시장적인 공동부유(共同富裕·모두가 함께 잘살자) 정책을 고수하며 자멸의 길을 걷는 중국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미국의 ‘채찍’으로 주춤해진 중국 제조업의 기세는 우리에게 득이 될 수도 있다. 피해를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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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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