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러시아, 서방 전망 1주일 만에 정상회담 공식 발표…장소·시간 아직 몰라
▶ 일정 노출된 탓에 극적 효과 노리는 듯…국제사회 눈·귀 러 극동에 쏠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사진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년여만의 '재회'가 미리 공개된 동선 탓에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양국이 첩보작전을 하듯 막판까지 비밀스럽게 추진한 끝에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성사됐다.
북러 정상회담 움직임을 최초 제기한 곳은 지난 4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였다. NYT는 미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달 10∼13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 기간에 행사 장소인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후 3년 7개월 만에 국경을 개방해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북한과 1년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으로 무기 확보가 필요한 러시아가 군사 분야 협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 서방이 매체를 통해 선제적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통상 경호와 극적인 효과 연출 등을 위해 정상의 동선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왔던 북한과 러시아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효과도 거뒀다.
이런 까닭에 북러는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오는 12일 EEF 본회의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서방측의 관측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포럼 개막 당일인 지난 10일까지도 양국 정상의 만남 여부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
러시아 현지 매체들이 전한 EEF 기간 푸틴 대통령 일정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1주일 가까이 추측만 무성할 뿐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한 북러의 공식 언급이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경호 문제와 효과 반감 등을 이유로 EEF 기간 대면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또 북러 정상이 EEF 기간 당초 지목된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하바롭스크주나 아무르주 등 극동 다른 지역에서 회담을 열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바롭스크는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문했던 곳이며, 아무르주에는 북러 간 군사 협력 확대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다.
양국이 EEF 폐막 이후로 아예 회담을 미룬 뒤 수도 모스크바에서 북러 정상이 만나는 '깜짝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4년 4개월여 전인 2019년 4월 24일 집권 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대면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2박 3일 동안 머문 적 있지만 아직 모스크바는 찾지 않았기에 또 다른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 등은 이러한 경우 김 위원장이 북한 선대 지도자들처럼 전용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따라 모스크바로 이동한 뒤 이달 말께 푸틴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봤다.
이처럼 갖은 추측만 난무한 상황에서 북러는 현지 시간으로 11일 오후 들어서야 양국 정상의 만남을 공식화했다.
다만 양국 정상이 만날 장소와 날짜, 논의 주제 등에 관한 정보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13일 EEF가 진행 중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을 열 것이 유력시되지만, 제3의 장소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정상회담 개최 막바지까지도 깜짝 행보에 대한 여지를 또 한 번 남겨둔 이번 북러 정상 간 만남에 국제사회의 눈과 귀가 러시아 극동으로 쏠리고 있다.
정치적 분야를 제외하고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북러 관계가 어디까지 개선될지, 특히 재래식 무기 거래와 식량·에너지 원조를 넘어 향후 양국이 위성기술과 핵 추진 잠수함, 탄도미사일까지 군사협력을 확대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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