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 2,900명… 실종자 파악안돼, 정부 늑장 대응에 골든타임 지나
▶ 데르나 인근 댐붕괴로 홍수 피해, 무정부 상태 공공투자 부족 원인

규모 6.8의 강진이 모로코 중부를 강타한 지 나흘째인 12일 구조대원이 알 하우즈의 산간 마을에서 잔해 속 생존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모로코에 강진이 발생한 지 13일로 6일째에 접어들면서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지진 발생 후 72시간)’이 지났다. 실종자 규모를 추정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참혹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에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모로코 매체 노스아프리카포스트에 따르면 모로코 내무부는 강진으로 인해 전날 12일 오후까지 2862명이 숨지고 5,530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주와 인근의 타루단트주에서 각각 1604명, 976명이 사망했다. 지진 붕괴 시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나면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접근이 어려운 산악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는 이유로 실종자 수에 대한 추정치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지역 주민들은 당국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하우즈주의 두아르 트니르트 마을에 구조대와 공무원들이 11일 오후에야 도착해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지진이 발생한 8일 밤 마을로 달려온 메흐디 아이트 벨라이드(25)는 경찰들에게 “(주민들을 돕기 위해) 다른 국가에서 민간 항공기를 타고 온 사람들도 있다”며 “(정부는) 마을로 오는 길이 막혔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구조가 늦어져) 아이들까지 땅을 파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우리 스스로 사람들을 구조하고 묻었다”며 “진실을 말하라. 도대체 몇 시간이나 지났냐”고 소리쳤다.
이런 상황에서도 모로코 정부는 10일 스페인·카타르·영국·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승인한 뒤 다른 국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구조대는 쾰른공항에 집합까지 했지만 결국 귀가했다. 일부 국가와 단체는 이 같은 대응에 당혹스러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를 강타한 폭풍우로 데르나시의 해안도로가 크게 파손돼 있다. 데르나시인근의 댐 두 곳이 붕괴하면서 큰홍수가 발생해 지금까지 5,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이터]
강력한 폭풍우가 북아프리카 동부 리비아를 강타해 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통계가 기관마다 다르지만 피해 지역의 인구를 감안할 때 수천 명이 실종 및 사망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리비아의 무정부 상태가 인프라 및 공공 서비스 투자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수색 당국은 지중해성 폭풍 ‘다니엘’로 인해 동북부 해안 도시 데르나 한 곳에서만 23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실종된 이들이 1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의 오스만 압둘자렐 보건부 장관은 “상황은 재앙적”이라며 “병원은 시체들로 가득 찼으며 (수색 당국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는 데르나 인근의 댐 두 곳이 무너지면서 커졌다. 미스마리는 “(댐 붕괴로) 다리 세 개가 부서졌다”며 “데르나·알베이다·알마르지·투브루크 등은 물론 동부 해안의 벵가지까지 전례 없는 홍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홍수로 인해 건물이 무너지고 차량이 물에 잠긴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데르나는 폭풍으로 전기와 통신도 끊긴 상태다.
일각에서는 무정부 상태로 인한 공공투자 부족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동부의 LNA와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다. AP통신은 “중앙정부의 부재는 리비아의 도로 인프라 및 공공 서비스에 대한 투자 감소를 의미한다”며 “민간 건물에 대한 (건축) 규제도 최소한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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