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에 첫 도전…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어요”
미국의 104세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기록에 도전했다.
2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사는 도로시 호프너(104)는 전날 시카고 인근 오타와의 '스카이다이브 시카고 공항'에서 생애 2번째 스카이다이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네스북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호프너 할머니는 소형 항공기를 타고 1만3천500피트(약 4천115m) 상공으로 올라가서 전문가와 안전띠를 연결하고 뛰어내린 지 약 7분 만에 지상에 안착했다.
그는 점프수트 대신 하늘색 스웨터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사복 차림이었으며 귀마개도 하지 않았으나 손목에 고도계는 착용한 상태였다.
100세 때 생애 처음 스카이다이브에 도전했었다는 그는 "당시 전문가에게 떠밀려서 낙하했다. 이번에는 내가 주도적으로 뛰어내리겠다"며 적극성을 보였다.
호프너는 어깨에 두른 안전띠를 붙잡고 흰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하강하는 내내 차분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으며 점점 즐거움과 경이로움이 더해지는 듯 보였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그는 지면에 가까워지자 두 다리를 가볍게 들고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착륙 지점 인근에 모여있던 사람들로부터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았다.
호프너는 축하객들에게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해요. 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어요"라고 말했다.
기분을 묻자 "너무 좋다.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며 "모든 것이 기쁘고 경이롭게 느껴졌다.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음엔 열기구에 첫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기네스 세계 기록은 작년 5월 스웨덴의 103세 할머니가 수립한 것으로 남아있다.
호프너는 오는 12월 105세가 되며, '스카이다이브 시카고' 측은 기네스 기록 등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네스협회의 공식 인증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호프너의 도전은 애초 지난달 초로 계획돼 있었으나 악천후로 인해 일정이 3차례나 늦춰졌다.
호프너는 도전에 앞서 "신기록 수립 보다 '하늘에서부터 평화롭게 낙하하는 체험'에 더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00세 때 재미 삼아 친구를 따라 스카이다이브에 처음 도전했는데 '생애 최고의 경험 중 하나'가 됐다"면서 "하늘에서 부드럽게 떠내려오는 기분이 너무 좋다. 누구든 한 번 해볼만 하다"고 소개했다.
시카고 토박이인 호프너는 1938년부터 통신사 '일리노이 벨 텔레폰 컴퍼니'에서 교환원으로 일하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10년 전부터는 노인커뮤니티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챙겨야 할 남편도, 책임져야 할 자녀도 없었던 게 장수의 주요 배경이었을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하게 장수하는 실제 비결은 신앙심인 듯하다"며 "지루할 정도로 큰 문제를 겪지 않고 잘 살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평생 모험을 추구하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었다"며 "가끔 친구 2~3명과 어울려 밥 먹고 식물원에 가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만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건너 건너 알게된 '의붓' 손자·손녀들과 통화하고 가끔 식사를 함께 하면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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