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입주하기엔 수입 적고, 보조받기는 수입 많고”
커클랜드의 한 교회 주차장에 세워둔 낡은 승용차 안에서 기거하는 모녀 이야기를 중심으로 뉴욕타임스가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동 홈리스’들의 실태를 장문의 르포기사로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크리스털 오뎃(49) 여인과 딸 시에라 오뎃(26)은 10만마일 넘은 포드 퓨전 승용차를 커클랜드에 소재한 레이크 워싱턴 연합감리교회 주차장에 세워두고 그 안에서 기거하고 있다. 어머니는 앞좌석, 딸은 뒷좌석에서 잔다. 여름엔 차문을 열고 발을 뻗지만 추워지고 비가 오면서 그럴 수도 없다. 차 지붕이 식탁이고 트렁크가 클로셋이며 아스팔트 바닥이 뜰이자 이웃이다.
워싱턴주 보사부 소속의 소셜워커로 연간 7만2,000여달러를 버는 어머니는 20여년전 수표를 펑크낸 후 삶이 걷잡을 수 없이 망가졌다. 신용추락으로 벨뷰 아파트에서 쫓겨났고, 다른 아파트로 옮겼지만 2개월분 임대료를 체납하자 렌트가 단번에 250달러나 치솟았다. 수천달러에 달하는 난치성 크론병(만성 장기염증) 치료비 청구서도 감당할 수 없었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작년 겨울 자동차까지 고장 났다. 그녀는 강제퇴거가 임박하자 가구를 임대 창고에 보관하고 2015년 모델의 퓨전 승용차를 구입했다.
신용불량으로 이자를 무려 27.99%나 지불하고 있다. 그녀는 월수입 4,300여달러의 절반 이상인 2,600여달러를 각종 빚 갚기에 투입한다. 나머지 돈으로는 월 평균 렌트가 2,200달러인 시애틀지역에서 아파트를 임대할 수 없다. 결국 오뎃 모녀는 수소문 끝에 2011년부터 홈리스들의 기거용 자동차에 주차장을 개방해온 커클랜드 교회를 한달 전에 찾아가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오뎃 모녀처럼 시중 아파트에 입주하기에는 수입이 너무 적고 정부지원을 받기에는 수입이 너무 많은 ‘억지 중산층’이 자동차 안에서 기거하는 ‘이동 홈리스’로 전락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킹 카운티의 경우 이들 차내 거주 홈리스들이 전체 홈리스의 53%, LA에서는 거의 60%를 점유한다며 이들 홈리스 중 상당수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이동 홈리스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주차위반 티켓 발부나 견인당할 위험 없이 자동차를 세워두도록 받아주는 주차장이 워싱턴주에 현재까지 12개 생겨났고 그 외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미네소타 등 전국적으로도 지난 5년간 수십 개 생겨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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