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시리즈 - 우리의 자녀가 위험하다
▶ 학업 스트레스가 벼랑으로
▶ SAT 시험·원서접수 시즌, 불안장애·우울감 등 커져 구토·두통·소화불량 등도 자녀와 대화로 해법 찾아야
올해 12학년인 김모군은 지난 8월 SAT 시험을 앞두고 소화불량과 함께 시도 때도 없이 구토감을 느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 헛구역질이 나서 하루 종일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었지만 구토가 올라올 때마다 화장실로 뛰어가기 일쑤였다.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힘들게 음식을 넘겨도 그대로 게워 내거나 설사를 했다. 염려가 돼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봤지만 의사는 뾰족한 병명을 내 놓지 못했다.
8월 SAT 시험을 치루고 구토감은 좀 누그러졌지만 이달 말로 마감이 다가오는 UC 대학 원서 접수 준비와 얼리디시전 대학 원서 준비를 시작하면서 다시 마른기침이 나오고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가슴이 조여 오는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을 찾아 이번에는 호흡기 관련 정밀검사를 해봤지만 역시 병증은 발견하지 못했다. 김군을 오래 지켜봤던 주치의는 조심스럽게 불안장애를 설명하며 김군에게 정신과적 약물을 추천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과 요소 가운데 입시 스트레스를 빼놓을 수 없다. 본격적인 입시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겪는 입시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다.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는 주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행동이나 우울증으로 나타나고 구토, 두통, 설사, 소화불량 같은 육체적인 증상으로 발현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연방질병관리예방센터(CDC)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관련 설문에서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슬픔이나 절망적인 감정을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느낀다고 답한 학생들이 29%로 나타나 10명 중 3명은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평균 28%보다 약간 높은 것이다.
고등학교 생활을 큰 굴곡 없이 지내온 학생들조차도 대입원서를 작성하는 기간에는 감정적인 소모가 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는 순간도 숱하게 경험하게 된다.
한인가정상담소 정신건강 프로그램 디렉터 오미숙 임상심리학 박사는 교육열이 높고 유난히 학력을 중시하는 한인들의 특성을 한인 수험생들이 과도한 스트레스 받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오 박사는 “수험생들이 입시준비로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짜증이 잦아지는 이유는 까다로운 지원서 준비와 합격 여부에 대한 불안감 등 복합적인 요소 때문”이라며 “부모들은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이를 하나씩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감정적 서포트 외에 구체적으로 자녀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시간대별로 우선순위를 정한 뒤 자녀와 함께 처리하는 것도 자녀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때 자녀가 원한다면 자녀의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충분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기에 충분한 수면이 자칫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랜 기간 수면이 부족할 경우에는 수면박탈현상이 일어나 두뇌기능이 떨어져 학업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심할 경우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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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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