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요한, 김종인 사무실 찾아가 45분 면담… “좋은 말씀 명심”
▶ 김종인, 與혁신위 ‘험지 출마론’에 “약효 잘 나오지 않는 처방”

(서울=연합뉴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회동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 위원장의 사무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7일(이하 한국시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당 쇄신 방향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약 45분간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생 문제, 경제 문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이 의사 아니냐'며 칭찬해줬다"며 김 전 위원장 발언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떡할 거냐. (환자가) 그 약을 먹어야 한다"며 "실제로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말씀이다. 공감했고, '명심하겠다'라고 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환자가 약을 먹어야 한다'는 김 전 위원장 발언 의미에 대해 "정치 진단"이라며 "누구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인 위원장이 '의사' 출신이라는 점에 빗대어 '환자' '처방' 등의 표현으로 여권 상황을 지적하는 것은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자주 구사하는 화법이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 신당 창당 가능성 등으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일절 답을 삼간 채 자리를 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환자가 누구냐'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의힘이 환자"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강서 선거 결과 표심을 잘 인식해야 하는 데 아직도 인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위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처방은 약효가 잘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평했다.
특히 당내 주류를 향한 '불출마' 권고를 두고 "자진해서 해보라는 것은 정치 그만하라는 이야기랑 똑같다"라며, '험지 출마' 역시도 "지역구를 지방에서 서울로 옮겨서 당선된 게 정세균이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의미가 없다"며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실성의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무슨 반응이라는 게 없지 않나"라고 했다.
실제로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결단 촉구' 전화에 대한 회신 여부를 묻자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하자, 미래에 대해…"라고 말끝을 흐리며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위원장 권한에 한계가 있으니까, 그 위로 가면 당 대표, 거기다가 그 당에는 그 위에 가면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두 단계나 있다"며 인 위원장에게 소신을 관철할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도 약 처방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최종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용산"이라며 "그쪽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당은 거기만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인데 변화가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 위원장에게 저서 중 '전범 국가에서 모범 국가로-독일은 어떻게 1등 국가가 되었나'를 선물했다.
이날 방문은 인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취임 이후 이어온 '통합'·'경청' 행보의 일환이다.
그는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유승민 전 의원과도 만났다. 8일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와 만나겠다며 부산을 찾았지만, 대화는 불발됐다. 토크콘서트를 진행 중이었던 이 전 대표는 시종일관 영어로 응대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 위원장의 방문이 예고된 이날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에 대한 글을 올렸다.
김 전 위원장의 미래지향적 정책 어젠다를 소개하면서, "놀랍게도 누군가가 이 화두를 정치의 중심에 두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검사공천, 운동권 공천 중 택일을 국민에게 강요할 것"이라며 당정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