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회사 직원, 결제이행 위해 USB 저장장치 들고 맨해튼 이동”
▶ 러시아 연계의혹 사이버 범죄조직 공격 배후 인정
“美재무부 국채입찰 부진에도 영향”…금리급등·증시약세 나비효과
중국의 대표적 국유 상업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의 미국 자회사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채권 거래 등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일각에선 지난 9일(현지시간) 미 국채 발행시장에서 입찰 수요가 부진해 채권 금리가 급등했던 것도 이 사이버공격의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상은행 자회사인 ICBC 파이낸셜서비스는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지를 내고 "지난 8일 랜섬웨어 공격으로 일부 전산시스템에 손상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ICBC 파이낸셜서비스는 공상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각국 기관투자자 고객의 증권 거래 주문 및 결제를 대행하는 금융업무를 수행한다.
ICBC 파이낸셜서비스는 공지문에서 "사태를 발견한 즉시 공격받은 시스템을 즉각 격리했다"며 "현재 사태를 철저히 조사 중이며 전문가 지원을 받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ICBC 파이낸셜서비스 사업과 이메일 시스템은 공상은행그룹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공상은행 본사와 다른 중국 및 해외 관계사, 공상은행 뉴욕지점 모두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사이버공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미 국채 거래 주문과 9일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의 결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전산시스템이 막힌 ICBC 파이낸셜서비스가 결제 불이행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결제정보가 담긴 USB 이동식 저장장치를 들고 뉴욕 맨해튼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의 주체와 관련, 러시아와 연계된 사이버 범죄조직으로 알려진 '록비트(Lockbit)'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 조직은 과거 보잉과 영국 금융사를 상대로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한편 주요 경제매체들은 이번 사이버공격 사태가 한 금융회사의 시스템 중단에 그치지 않고 미국 채권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9일 이뤄진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저조하게 나타난 게 이번 랜섬웨어 공격과 관련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랜섬웨어 공격이 알려진 이후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거래를 조정하면서 채권시장 전반에 혼란이 일어나고 거래 유동성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9일 오전 30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시행했으나, 수요가 평소보다 부진하게 나타난 바 있다.
미 국채 발행금리는 입찰 이전 금리보다 0.051%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고, 응찰률은 2021년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 여파로 같은 날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뉴욕증시도 약세로 전환했다.
뉴욕 노무라증권의 찰리 매켈리고트 매크로전략가는 고객 메모에서 "어제의 이상한 국채 입찰 결과를 설명하는 한 동인으로 ICBC 파이낸셜서비스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을 통해 미 국채를 결제하려 했던 이들이 혼란에 빠졌고,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다른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BTIG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마켓워치에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이버공격이 국채 입찰에 극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결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거래를 망설이는 데 9일 바로 그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공격이 없었더라면 국채 입찰은 훨씬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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