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과 보수 우파의 ‘돈줄’로 불리는 코크 가문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지지를 공식화했다. 찰스 코크 코크인더스트리 회장이 자금을 대는 정치 후원 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 행동(AFP액션)’은 “헤일리가 차기 대통령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올 2월 “새로운 장을 대표할 대통령이 선출돼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반대를 분명히 한 AFP액션이 전국적 풀뿌리 조직망과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선거 자금 상당 부분을 헤일리에게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1967년부터 미국 2위 사기업인 코크인더스트리를 이끌어온 찰스 코크는 블룸버그 추산 순자산이 600억 달러를 넘는 세계 22위 억만장자이자 자유주의 보수 정치의 후원자다. 2019년 사망한 동생 데이빗 코크와 함께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보수 이념을 설파하고 미국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1977년 설립된 싱크탱크 케이토(Cato) 연구소를 비롯해 조지메이슨대 머케이터스센터, AFP액션 등이 모두 코크 형제의 지원으로 설립된 보수 정치의 첨병들이다.
공화당 경선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7주 앞두고 나온 코크의 결정은 내년 대선 판도에 적잖은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코크의 지지로 헤일리는 경선 레이스에서 큰 추동력을 얻게 됐다. 월가 ‘큰손’들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 선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를 대신할 ‘제3의 인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트럼프의 대안으로 헤일리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은 바이든이 물러나고 민주당에서 새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트럼프의 고령 리스크에 제3 인물론 부상이 겹치면서 내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리더십 향배는 우리나라 안보·경제와 직결되는 핵심 변수다. 어떤 결과에도 한미 동맹 균열이 나타나지 않도록 우리 정부는 다양한 대선 시나리오에 대비한 빈틈없는 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신경립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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