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중미 등 출신 1만여명 규모…1차 목표는 멕시코시티

24일(현지시간) 멕시코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중남미 이민자 1만여명이 한꺼번에 멕시코 남부에서 북쪽을 향해 머나먼 여정의 걸음을 내디뎠다.
25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밀레니오와 로이터·EFE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이민자들이 도보 이동을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아이티, 니카라과, 쿠바, 과테말라, 브라질 등 20여개국 출신 미국행 캐러밴은 붉은 글씨로 '그리스도'라고 적힌 흰색 십자가를 앞세운 채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 고행길을 선택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캐러밴은 대규모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개별 이동에 따르는 위험과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알음알음 자발적으로 의견을 모아 출발했지만, 최근엔 인권 단체 등이 나름의 체계를 갖춰 조직한다고 한다.
이민자들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과테말라에서 들어온 후 멕시코를 통과하기 위한 인도주의 비자 등을 받기 위해 타파출라에서 기다려왔다. 그러나 수개월 동안 별다른 소식이 없자 무작정 이동을 시작했다.
캐러밴은 태평양을 따라 치아파스주와 오악사카(와하카)주를 지난 뒤 중부 푸에블라주 및 멕시코주 또는 게레로주를 통과해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도로를 따라 다 함께 걷거나 지나가는 차량을 얻어 타는데, 때론 범죄조직에 돈을 건네고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갈취·납치·성폭력·인신매매 등 피해를 보기도 한다.
이민자를 도우려는 주민들 역시 덩달아 피해를 보기도 한다.
루벤 모레이라 멕시코 하원 의원은 이날 "성탄절쯤 곳곳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이번 캐러밴은 미국과 멕시코 간 이민 정책 논의를 앞둔 정치적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엘리자베스 셔우드랜들 국토안보보좌관 등이 오는 27일 멕시코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만나 국경 안보 문제의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민자 권리 운동가인 루이스 가르시아 비야그란은 "다가오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이민자들이 정치적 흥정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캐러밴은 멕시코시티에 도달하기 전 1만 5천명까지 불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멕시코 북부 국경 지대에는 수많은 이민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미국 CBS뉴스는 연방정부 자료를 인용, 지난주 미 국경순찰대에서 확인한 불법 이민자는 약 5만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하루 평균 1만명 수준으로, 지난달 평균 6천400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텍사스주 이글 패스(Eagle Pass)를 포함하는 델 리오 지역으로만 한정하면 24시간 동안 최대 4천명의 이주민을 확인했는데, 이는 이 지역 최고 기록이라고 CBS뉴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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