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최고의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미술시장 제54회 <아트바젤, 바젤>이 지난 13-16일에 스위스 바젤에서 열렸다. 아트 바젤은 매년 3월 홍콩, 6월 바젤, 10월 파리,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올해 바젤에는 40개국 285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아트바젤은 메인 섹터인 갤러리즈, 주목해야 할 신진작가를 다룬 스테이트먼트, 판화작품전 에디션, 미술사에 회자된 작가를 조명한 피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대형 프로젝트 언리미티드, 블루 칩 작가와 큐레이터와의 대화 컨버세이션, 영상물을 소개한 필름, 미술 관계 서적과 간행물을 보여준 매거진, 공공장소 설치전 파쿠스로 진행한다.
아트바젤의 비밀 병기는 언리미티드 섹터로 거대한 조각, 영상, 퍼포먼스, 설치물을 선보인다. 갤러리들이 선정한 작가의 작품으로 미술시장의 흐름을 전하고 이 기회를 통해 그들이 주목한 작가를 널리 알린다. 이 섹터는 3개 대륙 중 유일하게 바젤에서만 전시된다.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 외에 갤러리 현대, 대구의 우손 갤러리가 처음 참여했다. 오랫동안 참가해온 국제 갤러리는 아트바젤의 이사가 되어 한국 갤러리의 진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 갤러리 소속 김윤신 작가의 회화 작품 2점은 각각 45,000달러, 72,000달러에 판매되었고 리만 머핀을 통해서는 3점이 완판되었다.
갤러리 현대는 김민정과 신성희 두 작가의 작품만 전시했다. 김민정의 작품은 언리미티드에 전시된 효과로, 독특한 작업형식으로 부스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이 첫 공식 디스플레이로 선정되었다. 예술을 탐험하는 새로운 방법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4K 화질 스크린으로 보여준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이제 아트 바젤에까지 진출했다.
올해 선출된 디렉터 마이케 크루제는 “아트 바젤은 국제미술 시장을 가장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플레그십이자 접점이다”라며 전시장 앞에 설치된 미국의 개념 미술가 아그네스 데네스의 랜드아트 설치 작품 <밀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다.
이번 최고 판매가 작품은 미국 추상화가 조안 미첼의 ‘Sunflowers(1990~1991)‘가 2,000만 달러에 판매 되었다.
세계 최고의 경매사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현대미술 판매량이 이전 시즌 대비 22% 감소했고, 크리스티 해킹 사건, 소더비의 인원 감축으로 아트마켓은 힘든 상황이었지만 우려와 달리 아트바젤에서는 선방했다는 평이다.
아트 마켓이 호황일 때는 작품을 보지도 않고 리스트만 보고 거래가 이뤄졌다면 이번 아트바젤은 직접 보고 구매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컬렉터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부분은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바젤은 독일 프랑스와 인접한 교통의 요지로 인구 20만 명의 스위스에서 제일 부자 도시다. 1970년 10개국 90개의 갤러리로 시작한 전시회가 도시의 지리적 조건과 화상들의 노력으로 최고급 미술 장터가 됐다. 이 행사는 아트마켓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매년 관람객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혁신적인 새로움을 선보인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아트 바젤과 파트너쉽을 맺은 지 올해 30주년이 된다. 뛰어난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UBS는 3개 대륙 페어를 모두 지원한다. 자국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은 문화의 힘이 갖는 효과를 잘 알기 때문이다. 파리의 40년 된 아트페어 피악까지 접수하여 당당하게 나아가는 아트바젤의 행보가 기대된다.
●도정숙 서양화가 (게이더스버그, MD)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매거진 CLASSICAL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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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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