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당, 존슨 前총리 투입해 보수 결집
▶ 노동당, 심판론 강조…극우 개혁당 “우파 재배열 필요”
영국 총선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과 제1 야당 노동당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지율 급락으로 4일 총선에서 14년 만에 정권을 잃을 위기에 있는 리시 수낵 총리의 보수당은 2일 저녁 런던에서 열린 유세에 보리스 존슨 전 총리를 깜짝 투입했다.
존슨 전 총리는 "노동당이 우리가 성취한 수많은 것을 깨부수려 압도적 다수당 지위를 활용하려 한다. 전후 가장 좌파적인 노동당 정부가 될 것"이라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보수 유권자들에게 촉구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수낵 총리는 "우리 보수당 가족이 단결하니 좋지 않나요, 친구 여러분"이라고 말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실각 위기를 맞으면서 막판 보수표 결집을 위해 존슨 전 총리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사이가 썩 좋지는 않다.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파티 게이트'로 위기에 몰렸을 때 수낵 당시 재무장관이 가장 먼저 사표를 던져 '내각 대탈출'이 촉발되면서 둘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두 전·현직 총리는 악수나 포옹하기는커녕 함께 연단에 서지도 않았고 존슨 전 총리는 연설에서 "리시가 도움을 요청해 기뻤다"면서도 수낵 총리에 대해 다른 칭찬은 하지 않았다.
마이클 고브 전 주택장관은 둘을 잉글랜드 축구 스타들에 빗대어 "보리스와 리시는 (주드) 벨링엄과 (해리) 케인"이라고 주장했다.
압승이 전망되는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끝까지 여론조사 결과에 안주하지 않도록 당을 독려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막판까지 내세웠다.
팻 맥패든 노동당 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성명에서 "영국 국민이 여전히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경제 대혼란을 잊지 말라"며 "보수당에 투표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기권하거나 다른 당을 찍어도 다시 수낵이 총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은 유럽의 '극우 돌풍'이 영국에 상륙할 가능성도 경계한다.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3일 일간 가디언 기고에서 "패라지(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버전의 영국을 거부하고 진짜 우리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노동당 정부가 오염부터 팬데믹, 빈곤부터 이민, 금융불안부터 국제 테러리즘에 이르기까지 국제적 위기 해결을 위해 국경 넘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극우 바람을 타고 이번 총선에서 약진을 꾀하는 영국개혁당은 강경 보수 유권자를 끌어당기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패라지 대표는 전날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수낵은 너무나 정직하지 않다. 보수당이 영국해협을 건너는 사람 수를 줄였다느니 공공의료 대기시간을 줄였다느니 하는 말에는 정직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리처드 타이스 전 대표도 BBC에 "(좌파) 노동당이 승리할 것이므로 정치 우파의 온전한 재배열이 필요하다. 영국을 망가뜨린 보수당에 상을 줘선 안 된다"며 보수층에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당의 지지 하락을 틈타 중도파 대약진을 노리는 군소정당 자유민주당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에드 데이비 대표가 연일 시선 끌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번지점프를 하며 "평생 안 해본 일을 하세요. 자민당에 투표하세요"라고 외쳤고 2일에는 서핑을 하며 영국의 고질적인 하수 처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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