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등급 허리케인 베릴 강타
▶ “해수면 온도 일찍 오른 탓”
지난 2일 허리케인 베릴이 휩쓸고 간 베네수엘라 쿠마나코아 해안 지대에서 한 남성이 부서진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최근 100년 사이 발생한 허리케인 중 가장 이르게 ‘5등급 수퍼태풍’으로 발달한 베릴)이 카리브해 일부 지역을 초토화하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베릴은 지난달 28일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동쪽으로 1,250마일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처음 발생했을 당시만 해도 최고 풍속 시속 37마일 이하의 열대성 저기압이었다. 하지만 베릴은 불과 42시간 만에 최고 풍속이 시속 112마일을 넘는 대형 허리케인이 됐다. 최근 들어 열대성 저기압이 태풍으로 발달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이지만 이런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고 위험하다고 평가된다고 BBC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치솟은 것이 태풍의 형성 속도와 위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이 더 많이 생겨나고 위력도 강해진다. 그런 까닭에 4∼5등급의 강력한 태풍은 태양열로 해수가 충분히 데워진 뒤인 늦여름에나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초여름부터 8월 말이나 9월 수준의 열에너지가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대서양 열대권에 축적되면서 일찍부터 5등급 허리케인이 나왔다는 것이다. 로언대학 조교수인 안드라 가너 박사는 “우리는 이 행성을 데우고 있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높이고 있다”면서 “따뜻하게 데워진 바닷물은 허리케인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이라고 강조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전문가 무라카미 히로유키도 “우리 기후모델은 지구온난화로 태풍의 평균 위력이 더욱 커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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