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식 EPL 적응기 조언
▶ “최고 선수 되도록 돕겠지만 내 포지션 물려줄 생각 없어…자기 힘으로 톱레벨 되어야”
지난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에 앞서 토트넘 손흥민과 팀 K리그 양민혁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캡틴 손흥민(32)은 내년 1월 팀에 합류하는 ‘18세 신성’ 양민혁(강원)이 경쟁을 이겨내고 스스로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유튜브를 통해 손흥민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손흥민은 내년 1월부터 토트넘 선수단에 합류하는 양민혁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순순히 자리를 물려주진 않을 거라며 선을 그었다. ‘양민혁에게 북런던에서의 삶과 문화 등에 대해 조언해줄 생각이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며 운을 뗐다.
이어 “EPL은 전혀 쉽지 않다.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피지컬,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게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겁주려는 건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강조한 손흥민은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여기서는 (양민혁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매일 같이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며 “그들이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고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켰다.
양민혁이 ‘차세대 손흥민’으로 언급되며 ‘손(Son)의 아들(Son)’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난 아직 여기 있다”며 웃은 뒤 “양민혁이 그 세대에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계승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며 자기 힘으로 톱 레벨로 올라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젊은 피들이 더 체력이 좋을 수는 있지만, 축구는 경험도 중요하다. 나도 열심히 노력할 거다. 나부터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5-20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해 어느덧 EPL 10년 차를 맞은 손흥민은 전북 현대의 고문을 맡고 있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을 롤 모델로 언급했다.
손흥민은 “박지성처럼 모범을 보이는 좋은 주장들을 많이 봤다. 박지성을 주장이자 인간으로서 정말 존경한다”며 “그는 항상 모든 선수들을 챙겼다. 항상 박지성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행동을 바르게 하고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과 모범을 보인다면 다른 선수들이 나를 잘 따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엔 아치 그레이(18), 마이키 무어(17) 등 어린 선수들이 합류했는데, 이에 대해 손흥민은 “베테랑은 팀 훈련이나 미팅에 늦어서는 안 된다.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더욱 본받을 만한 선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라고 강조한 손흥민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서로 존중해야 하고, 규율 잡힌 분위기에서 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기 위해 더 필요한 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매우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며 다가올 시즌 우승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4시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승격팀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2024-2025시즌 EPL 1라운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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