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노동자 애환 담은 신데렐라 스토리… ‘브루탈리스트’·’에밀리아 페레즈’ 제쳐

숀 베이커 감독 [로이터]
숀 베이커 감독의 영화 '아노라'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노라'는 2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브루탈리스트', '에밀리아 페레즈', '콘클라베' 등 경쟁작을 제치고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무대에 오른 베이커 감독은 "진정한 독립영화를 인정해준 아카데미에 감사를 표한다"며 "이 영화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었다. 독립영화는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로 이날 생애 첫 감독상과 각본상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베이커 감독은 각본상을 받은 뒤 "성노동자 커뮤니티에 감사하다. 수년동안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경험을 공유해줬다"고 말했다.
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세상이 분열되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 중요한 경험이 된다"며 "극장이 위협받고 있지만 극장 관람이라는 위대한 전통을 계속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아노라'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으로,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뉴욕의 스트리퍼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비튼 이야기, 소동극을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성노동자의 애환과 계급적 갈등을 담은 블랙코미디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탠저린'(2018),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 등을 통해 미국의 소수자 사회를 들여다본 베이커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오스카 레이스 초반만 해도 올해 최다인 13개 부문 후보에 든 '에밀리아 페레즈'와 유대인 건축가의 미국 정착기를 담은 '브루탈리스트'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지난 1월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두 작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혐오 표현을 올린 이력이 보도되고 '브루탈리스트'는 배우들의 발음 교정 등에 생성형 인공지능(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주요 외신들은 '에밀리아 페레즈'와 '브루탈리스트'를 제치고 '아노라'가 작품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후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작품상, 미국제작자조합(PGA) 최우수작품상 등을 받으며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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