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FT 보도…특수목적법인 통해 머스크 비상장기업 주식 사들여

미국의 억만장자 기업인 일론 머스크 [로이터]
중국의 부유한 투자자들이 미국의 갑부 일론 머스크의 기업들에 은밀히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체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자본의 미국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FT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과 거래하는 세 명의 자산관리사는 자신들이 지난 2년간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주식 3천만달러어치 이상을 중국 투자자들에게 팔았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투자하고 있으며 주로 xAI, 뉴럴링크, 스페이스X 같은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SPV를 통한 투자는 불법은 아니지만,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사실상 이끌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이해충돌 가능성과 중국 자본의 미국 정치에 대한 입김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렉 시저스 선임연구위원은 "머스크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중국과 그렇게 많은 관련성이 있으면서도 어떻게 계속 미국 정부 개혁의 적임자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의 머스크 기업 투자는 투자자들의 이윤 추구 목적으로, 기술 이전이나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머스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최근 중국 항저우의 한 투자회사가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는 수백 명의 중국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FT는 전했다.
이 회사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1인당 최대 20만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면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미국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향후 3년 이내에 3배 이상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고 홍보했다.
중국에선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부유한 투자자들이 속속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고강도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10월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금융 당국의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뒤 대대적인 빅테크 때리기에 나선 바 있다.
마윈은 비판 발언 직후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뒤 1년여간 해외를 전전하다 귀국했고, 세계 최대 핀테크(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기업인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의 지배권도 상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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