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그린란드에서 열린 총선거에서 독립 속도 조절을 공약한 야당이 현 집권 연합을 누르고 승리했다.
11일 치러진 선거 결과 친기업 중도 성향의 데모크로티트가 득표율 29.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총선(9.1%) 때보다 세 배 이상 많은 득표다. 또 다른 야당인 날레라크(24.5%)가 2위를 기록했고 좌파 성향의 집권 연합인 이누이트공동체당과 시우무트당은 각각 21.4%, 14.7%에 그쳤다.
외신들은 주권 확보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이번 선거에서 독립에 신중해야 한다는 민심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식민지였던 그린란드는 2009년 자치권을 부여받았지만 여전히 정부 예산의 3분의 2가량을 덴마크로부터 지원받고 있어 완전한 독립을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 데모크로티트는 지금 당장 덴마크로부터 독립하면 경제가 불안해지고 복지 규모도 축소될 수 있다며 완전한 자치권 확보를 장기 목표로 내놓았다. 집권 연합도 독립을 위한 선결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선거에서 2위를 한 날레라크는 덴마크와의 조속한 결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석유와 희토류 광물 등 그린란드의 풍부한 자원을 노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것도 독립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부상한 이유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이달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서도 “미국과 세계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러시아도 자원 확보를 목적으로 그린란드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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