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미국 해군과 의회가 한 조선소에서 발생한 용접 불량 사고로 발칵 뒤집혔다. 문제가 일어난 곳은 미국 최대 군수 조선 업체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가 보유한 뉴포트 뉴스 조선소였다. 이 조선소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을 설계·건조하는 사업장이어서 파장이 컸다. 미 해군은 용접 불량이 확인된 함선이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등 3척이라며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용접공의 잘못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해군에 재발 방지 대책을 즉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HII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군함 건조 회사다. 이 업체는 핵추진 항공모함·잠수함을 만드는 뉴포트 뉴스 조선소, 수상함·강습상륙함·경비함 등을 제조하는 잉걸스 조선소, 전자전 기술을 비롯한 방산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미션 테크놀로지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5억 달러(약 16조 8000억 원)에 달했다. HII의 모태는 1886년 철강 사업자였던 콜리스 헌팅턴이 설립한 뉴포트 뉴스 조선이다. 뉴포트 뉴스 조선은 창립 초기에 상선 건조에 주력했으나 잉걸스 조선을 인수해 덩치를 키운 후 군함 건조에 뛰어들면서 군수 전문 조선사로 거듭났다. 이후 2001년 글로벌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루먼에 합병돼 조선 사업부로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2011년 3월 분사되면서 HII로 새출발했다.
■HD현대중공업이 최근 HII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함정 건조 역량을 공유해 선박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첨단 조선 기술에 대한 공동 투자를 모색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혈맹인 한국과 미국의 대표 조선사 간 협력을 통해 양국 조선 산업 발전은 물론 안보 협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미 통상·관세 협상에서 조선 협력 등을 지렛대로 활용해 우리 국익을 지킬 수 있는 윈윈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임석훈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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