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열리는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두고 전 세계 도박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5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교황 선출을 예측하는 베팅에 걸린 금액이 최소 1900만 달러(약 264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당시의 50배에 육박하는 액수다.이번에 공개된 판돈은 폴리마켓, 칼시, 벳페어 등 3개 사이트를 통해 집계된 금액이다.
도박이라는 세속적인 행위가 교황 선출이라는 종교적이고 경건한 의식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교황 선출 베팅의 역사는 무려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503년 콘클라베 당시 로마 금융인들이 베팅을 주관했고, 1591년에는 그레고리오 14세 교황이 이를 금지하는 칙령까지 내린 바 있다.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으로, 선출 가능성이 28%로 집계됐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18%로 뒤를 이었고, 마테오 주피(10%), 피터 턱슨(9%), 피에르 바티스타 피자발라(9%) 순이었다. 헝가리의 페테르 에르되(7%), 프랑스의 장 마르크 아벨린(3%), 기니의 로베르 사라(3%), 몰타의 마리오 그레크(2%), 콩고민주공화국의 프리돌린 암봉고(2%)도 이름을 올렸다.
이달 1일까지는 파롤린과 타글레 추기경이 접전을 벌였지만 이후 격차가 벌어졌다. 주피와 턱슨에 대한 기대치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상위 10명 외에 깜짝 인물이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은 6%로 평가됐다.
실제 콘클라베 기간엔 비밀 투표가 이뤄지는 만큼 베팅 지표에 변동이 없어야 한다.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정보는 굴뚝 연기의 색과 횟수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에는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탐파>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훗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두권이라는 소식을 전하는 등 비밀이 새는 사례도 있었다.
다만 당시 베팅 시장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는 판돈 규모가 훨씬 커졌다”며 “콘클라베 기간 중 베팅 추이가 급변한다면 시스티나 성당 안팎에 입이 가벼운 누군가가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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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연 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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