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싱그러움과 만감이 교차하는 달이다.
나이가 들수록 주위환경, 옷 음식 등등 생활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오래된 물건, 꼭 필요치 않은 것들은 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큰 마음 먹고 책장을 정리하려니 한번도 읽지 않은 책들이 먼지를 뽀얗게 쓰고 쌓여 있다. 선뜻 처분하기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더구나 상자 속에 차곡차곡 보관한 카드, 편지들은 버릴 수가 없다. 이사 가는 집처럼 온통 펼쳐 놓은 물건들 속에서 모아 두었던 편지들을 읽다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현재를 이어주는 값진 시간이었다. 아이들 어렸을 때 추억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손자가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세월은 유유히 조용히 흘러갔다. 거의 40여 년 전 어머니 날에 받은 편지가 눈물이 앞을 가리며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며 감동을 안겨준다. 사춘기 소녀가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또한 앞날의 희망을 다짐하며 예쁜 종이 위에 정성껏 써 내려간 글, 딸들에게 부었던 사랑의 수고가 흐뭇한 기쁨이 되었다. 성경(聖經)에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시편에 이렇게 쓰여 있다. 자녀는 부모에게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준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여 주고 받는 선물의 양상도 참으로 많이 변했다.
세월의 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모든 일이 손 안에 있는 핸드폰으로 처리되니 편리하기 이를 데 없다. 편지는 메시지로 간단하게, 선물은 배달하는 회사가, 현금은 은행에서 은행으로 참 편리하고 빠르게 ‘버튼'만 누르면 해결 된다.
그러나 어쩐지 허전하고 감동은 적어진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발맞춰 살아가야만 한다. 그 변화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번거롭고 수고스럽지만 올해 어머니 날에는 먼 훗날에도 열어보고 행복해지는 선물을 받고 싶고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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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영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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