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단순한 통화 기능을 떠나 컴퓨터 기능까지 포함하는 만능 통신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편리함도 제공하지만 위험도 함께 늘고 있다.
최근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에서 스마트폰 텍스트나 이메일을 통해 무차별 살포되는 각종 ‘문자 사기’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한인들도 피해가 속출하는 등 주의가 요망된다.
전문가들은 컴퓨터의 경우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각적으로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에 유용하고 차분하게 검토할 여유라도 있지만 스마트폰은 작은 스크린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꼼꼼하게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급하게 내용을 클릭하면서 피해를 당할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사기 유형도 정말 다양하다. 매일 새로운 유형이 범람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는 사기 텍스트나 이메일이 최근 엄청나지만 여전히 편지를 통한 사기 행각도 넘친다.
최근 기자가 받은 사기 편지 하나를 소개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소재 로펌을 사칭한 이 편지는 한인 ‘앤소니 조’ 박사가 최근 1,155만300달러 유산을 남기고 사망했으며 유족이 없기 때문에 조만간 전 유산이 캐나다 정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가 같은 ‘조씨’이고 ‘한국인’이기 때문에 유산을 상속받을 확률이 ‘확실’하다면서 자산의 10%는 자선단체에 기부되고 나머지 90%를 나눠 갖자고 유혹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기자는 앉아서 520만달러 거금을 공짜로 받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기자가 이같은 편지를 받은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자는 지난해 12월에도 로펌 이름만 다르지만 사망자 이름과 유산 규모는 똑같은 사기 편지를 받았다.
기자가 이 편지의 유혹에 빠졌다면 유산 ‘신청’을 위해 기자의 각종 개인과 재정 정보를 이들에게 제공해야 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예측컨대 김씨나 박씨, 정씨 등의 성을 가진 다른 한인들에게도 이같은 사기 편지가 배포됐을 것이다.
미국 생활 수십년 ‘짬밥’에 미국에서 중·고등학교까지 다닌 기자는 나름대로 이같은 사기유형에 잘 파악하고 대처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사기 피해를 당해 금전적 피해는 물론 시간적으로도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솔직히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가 생각났다.
기자는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 등 북가주를 휴가차 방문했었다.
당시 유료 도로인 베이 브리지를 사용했는데 이 다리의 경우 사용료를 바로 내지 않고 차량 번호판 스캔을 통해 추후 ‘패스트랙’ 계좌 또는 크레딧카드로 페이먼트를 보내야 한다.
며칠 후 스마트폰으로 샌프란시스코 교통공사 명칭이 표시된 페이먼트 요청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기자는 페이먼트 요청에 크레딧카드 번호를 입력한 후 다른 카드를 입력하라는 메시지에 ‘순진하게’ 데빗카드 번호까지 입력했다. 그런데 결국 페이먼트는 결제되지 않았고 사기 행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사이트는 피해자의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 번호를 훔치기 위한 일종의 ‘낚시 사이트’였던 것이다.
부랴부랴 크레딧카드와 데빗카드를 스톱 페이먼트 조치했지만 이미 크레딧카드를 통해 119달러가 빠져나간 뒤였다.
기자가 쉽게 이 사이트를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실제로 베이 브리지를 이용했었고 페이먼트를 내야 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들 해커 범죄 집단은 샌프란시스코 교통공사까지 해킹한 후 다리 운전자들에게 이같은 낚시성 텍스크를 보낸 것이다. 갈수록 진화하고 발전하는 해커들의 기술 수준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크레딧카드와 데빗카드를 스톱시키고 재발급 받고 돈을 환불받는데 2주 정도 소요되고 이 기간 중 현금만 사용할 수 있는 등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코스코 등을 사칭하며 페이먼트를 요구하거나 페이먼트 정보를 업데이트하라는 텍스트나 이메일을 받았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 아이폰 또는 구글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사용하고 있고 미국인 중 상당수가 아마존이나 코스코 등의 멤버십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에 베팅하는 것이다.
실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조금만 방심하면 누구나 사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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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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