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대 테크 기업 ‘매그니피센트 세븐’ S&P 500 35% 비중
▶ AI 투자 성과 따라 엔비디아·메타·MS 상승…테슬라·애플·알파벳 하락
인공지능(AI) 분야 경쟁으로 '매그니피센트 세븐'(미국의 7대 테크 대기업·The Magnificent Seven) 사이에서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분석했다.
테크업계를 주름잡는 대기업들이며 각종 주가지수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 알파벳, 애플, 메타플랫폼스(이하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엔비디아, 테슬라 등 7개 기업의 주가 흐름이 AI 분야 성과에 따라 크게 갈리는 경향이 최근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S&P 500에서 이들 7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이른다.
최근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업체들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나머지 493개 S&P 500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반적 증시 분위기와 비교하면 훨씬 좋다.
이들 중 알파벳을 제외한 6개 업체들은 최근 주가가 향후 1년간 예상 순이익의 25배를 넘었으며, 이는 최근 S&P 500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2.35보다 높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메타, MS의 주가는 약 20% 이상 올랐으나, 이와 대조적으로 애플은 16% 하락했고 알파벳도 2% 내렸고 테슬라는 18%가 빠졌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투자한 아마존은 관세 등의 영향으로 전자상거래 부문 사업에 타격이 상당히 큰 가운데서도 3% 올랐다.
알파벳과 테슬라는 오는 23일에, 메타, MS, 애플은 그 다음 주에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매니징 파트너인 제이미 콕스는 WSJ에 "(테크 대기업들 사이에서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차별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다른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서로 똑같은 (주가) 흐름이 계속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제 승자와 패자의 계층분화가 왔다"고 평가했다.
2023년에 이 7개 업체를 묶어서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투자전략담당 책임자 마이클 하트넛은 이들 업체를 묶어서 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AI 분야의 선봉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회사 스피어의 창립자 겸 투자책임자인 이바나 델레브스카는 "지금은 펀더멘털에서 (7개 업체들 사이에) 상당히 큰 차이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은 최근 AI 분야 성과가 부진하다.
작년에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AI 비서 '시리'의 업데이트는 내년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리 업데이트가 2026년 말이 돼서야 출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노버스 신탁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댄 모건은 최근 몇 년만에 처음으로 애플 주식 보유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을 기부하려는 고객에게 애플 주식을 기부하라고 조언했다면서, 몇 년 전이었더라면 그런 조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들은 애플 포지션을 줄이고 엔비디아나 MS를 늘렸다.
월스트리트에서 AI 낙관론자로 꼽히는 웨드부시 증권의 매니징 디렉터 댄 아이브스는 "애플은 공원 벤치에 앉아 사과를 먹으면서 AI 혁명이 고속도로로 휙 지나가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미국과 유럽에서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회사가 주도권을 지닌 검색 사업이 챗GPT를 비롯한 AI 챗봇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알파벳이 사용자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검색 결과 상단에 표시되는 'AI 개요'와 제미나이 AI 도구의 사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과가 호전될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솔리대리티 자산운용의 제프 맥클린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에 AI에서 저지른 것으로 인식되는 '헛발질'은 고쳐질 것이고 구글이 어떻게 할지 알아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개미들이 선호하는 종목이던 테슬라는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 나머지 기업들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전기자동차 매출이 부진하고 CEO인 일론 머스크가 정치에 한눈을 팔았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로봇 및 AI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하고 있으며, 그가 차린 AI 기업 xAI에 테슬라가 투자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금까지 AI 경쟁에서 가장 명확한 승자는 엔비디아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 4조 달러를 초과하는 세계 최초의 상장기업이 됐으며, 최근 2년간 주가가 3배 이상으로 올랐다.
메타와 MS는 엔비디아만큼은 아니어도 AI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매그니피센트 세븐' 사이에서도 AI 사업의 성과와 실적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이렇게 묶어서 다루는 것이 앞으로는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대 중반에 인터넷 대기업들인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묶어서 'FAANG'이라고 했고,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S&P 500 구성 종목 중 상위 50개의 대형 우량주를 가리키던 '니프티 피프티'라고 했으나 지금은 쓰이지 않는 말이 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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