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리조트서 훔쳐간 여자들” 발언
▶ 성착취 연루의혹 자극할 수도 평가
▶ 엡스타인과 ‘밀착 관계’ 의혹 확산

30일 연방 의사당에서 척 슈머(오른쪽부터)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 등이 엡스타인 파일 완전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희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밀착 관계였다는 의혹을 해명하려다 피해 여성 중 한명이 “내 리조트에서 훔쳐간 직원이었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는 백악관이 이른바 ‘엡스타인 스캔들’에 최대한 언급을 내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와중에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놀랄 만한 발언’을 내놓은 셈이 된 것이다.
AP통신,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던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엡스타인과 20년전 절연했다는 당시 상황을 캐묻는 취재진에게 “그가 나를 위해 일하던 직원들을 데려갔다”면서 이 때문에 화가 나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엡스타인 출입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까지 내놓았던 주장과 비슷한 수위였지만, 취재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엡스타인이 데려갔다는 직원 중에 젊은 여성이 있는지” 재차 질문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답은 예스다. 그들은 스파에서 일했다”라면서 “그게 스파에서든 아니든 우리는 직원을 데려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고는 그는 괜찮았다”면서도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그는 또 그렇게 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어 취재진 사이에서 압박성 질문으로 엡스타인이 데려갔다는 여성 중에 버지니아 주프레가 포함됐는지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스파에서 일했던 것으로 안다. 그들 중 한명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가 그녀를 훔쳐갔다”고 답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 성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피해 여성 중 핵심 인물로, 엡스타인을 포함한 주변 인물에게 성착취를 당했다고 폭로해 엡스타인 수사에 불을 댕겼다.
주프레는 특히 10대 시절 엡스타인 측근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났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인 올해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프레와 관련해 “그런데 그녀는 우리에게는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고도 언급하기도 했다.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을 “충격적인 고백”이라고 지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을 둘러싼 의혹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앞서 알려진 주프레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17세였던 2000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중 엡스타인의 동행 안마사 자리를 제안받았다. 그러나 안마사로 고용된 이후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부유한 지인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갖도록 두 사람에 의해 그루밍(길들이기) 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가 당시 미성년자로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한 유력 인사 중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도 포함돼 파장을 일으켰다.
한편 척 슈머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리처드 블루멘탈 연방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30일 연방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의 완전 공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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