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어호프 부부는 1958년 한스 호프만의 <가을 황금>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에 걸쳐 그들은 표현주의에서 팝, 추상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작품을 모았다. 1990년대에 이르러 이 컬렉션은 에릭 피슐, 낸시 그레이브스, 브라이스 마든, 데이비드 살레, 테리 윈터스 등 포스트모던 시대 회화 작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신진 작가들을 아우르며 확장되었다. 관람객들은 이 작품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 미술을 규정해 온 시각적, 지적 관심사를 심도 있게 탐구할 수 있다.
1924년생 동갑인 마이어호프 부부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지역 사회와 국가에 환원하는 것을 중시하는 세대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그들의 헌신적인 자선 활동은 예술과 과학을 아우르는 국가적 유산을 만들어냈다. 토목 기사였던 MIT 졸업생 로버트 마이어호프는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받은 건설 사업에 합류했다. 이후 그는 품질과 가치에 중점을 둔 커뮤니티 구축으로 유명한 건설 및 부동산 관리 회사 헨더슨-웹을 설립하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이 시기에 그는 가우처 칼리지 졸업생인 제인 마이어호프와 함께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뛰어난 미술품 컬렉션을 모으기 시작했다.
마이어호프 가문이 교육에 기여한 바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어호프 장학생 프로그램이다. 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의 저대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이제 STEM 분야에서 소수 민족의 발전을 목표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남녀를 아우르는 다문화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재능 있는 졸업생 세대가 학계와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젊은 리더들은 모든 개인의 재능을 활용하여 지식과 발견을 발전시키는 데 헌신하고 있다.
마이어호프 부부가 마지막으로 수집한 작품 중 하나는 제임스 로젠퀴스트의 2001년작 <관객-빛의 속도>였다. 마이어호프 컬렉션은 2004년 제인이 사망한 직후에 마감되었지만, 2024년에 100번째 생일을 맞은 로버트의 관리하에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결국 마이어호프가 소장한 200여 점의 작품이 그들이 이미 전국민에게 기증한 69점의 그림, 판화, 드로잉, 조각품에 추가될 예정이다.
미국의 대형 박물관과 미술관은 기부문화가 발달 되어 있다. 기부금의 80%는 20%의 기부자에서 나온다. 이런 기부금이 박물관과 미술관의 핵심 수입원이다. 시민들의 소장품과 민간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미국은 대부분 정부가 아닌 개인의 기증과 기부를 통해 컬렉션을 형성하고 기관을 운영한다. 이는 마이어호프 같은 이들이 실천하는 기부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것이 미국 사회의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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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서양화가, 게이더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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