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문 강화로 2주새 450명 체포
▶ 체포 불안감에 식당 매출 30%↓
▶ 트럼프 “범죄율 조작 조사하라”

19일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앞에 주 방위군의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의 범죄율이 낮다는 통계 결과에 대해 “조작됐다”고 일축했다. 워싱턴의 범죄율이 심각해 군대를 동원해 대대적 단속을 하는 마당에 이 같은 통계 결과는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달 초 연방 노동통계국이 내놓은 고용 데이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치에서 훌쩍 벗어나자 조작됐다고 몰아붙인 것과 비슷하다. 워싱턴 주민들은 군대를 동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치안 강화에 오히려 불안에 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 검찰은 워싱턴 경찰이 범죄율 관련 데이터를 조작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워싱턴은 안전에 대한 거짓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가짜 범죄 수치를 제공했다”며 “이는 매우 나쁘고 위험한 일이며, 그들은 엄중한 조사를 받을 것”이라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올해 초 워싱턴 경찰노조는 범죄가 고의적으로 축소돼 집계되고 있다고 주장핵고, 실제 관련 내부 조사 과정에서 워싱턴 제3지구의 한 경찰관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다만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시의 7개 지구 중 한 곳에서 발생한 데이터 이상 현상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실제 미 검찰이 내놓은 통계에서도 워싱턴 범죄율은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살인 사건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고, 4월까지 폭력 범죄는 전년 대비 25% 줄어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워싱턴 범죄가 ‘통제 불능 상태’라며 수백 명의 주방위군과 연방 요원을 파견해 순찰을 돌며 차량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7일 이후 워싱턴에서만 450명 이상이 체포됐는데, ‘누가 어디서 무슨 일로 누구에 의해’ 체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식 치안 유지에 도시는 겁에 질린 상태다. WP가 워싱턴 식당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 하루 평균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최대 31% 감소했다. 한 상인은 WP에 “이웃에서 무장한 경찰과 사복 경찰이 우리 건물을 둘러싸고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면 손님과 직원이 모두 불안해진다”고 전했다.
심지어 지난 16일에는 복면을 쓴 경찰 6명이 카페 앞에서 배달원을 덥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직원들이 출근을 거부하는 식당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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