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DC 유니언 스테이션에 배치된 군용차량.<로이터>
워싱턴 DC의 치안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부터 시 정부를 대신해 경찰을 통제하고 주 방위군도 투입했다. 일부의 반발도 있었지만 병력이 투입되면 치안이 강화되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정작 우범지역에는 병력이 배치되지 않아 범죄예방 효과는 미미하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많은 병력이 배치된 곳은 연방 의사당 인근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으로 이 곳은 유동인구도 많고 이미 경찰이 자주 순찰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세인트 엘리자베스 캠퍼스(St. Elizabeths campus)에는 방위군이 배치되지 않았고 이 곳에서 지난 18일 두 건의 총격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범지역으로 알려진 아나코스티아 강 건너편 베닝 로드(Benning Road) 지역에도 병력이 배치되지 않았다. “범죄가 만연한 워싱턴 DC”의 안전을 위해 주 방위군이 투입됐지만 일부 주민들은 “경찰 병력이 늘어난 것을 보지 못했고, 여전히 강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8지역구의 자문위원(Tom Donahue)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 지역에는 아예 병력이 배치되지도 않았다”며 “지난주에 3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자문위원(Andrea Davis)도 “연방 병력이 집중 배치된 곳은 실제로 범죄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며 “다른 주의 방위군을 불러들여 위험하지도 않은 곳에 세워두기 위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주 방위군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지역을 잘 아는 경찰(MPD)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식당과 바가 밀집한 아담스 모건 지역에는 많은 병력이 배치되고 야간에는 도로를 통제하고 검문이 실시되면서 지난 주말 매출이 급감했다는 지역 상인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식당 주인은 “마치 유령도시를 보는 것처럼 썰렁하고, 팬데믹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1~2주만 버티면 되는지, 이렇게 망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도대체 왜 방위군이 투입됐고,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도움을 주는 경찰”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연방 정부가 통제하면서 DC가 다시 안전하게 돼 주민들이 안심하고 외식할 수 있게 됐다”며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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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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