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텔끼리 전쟁에 민간인 피해 커지는데 당국 장비는 제자리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무장 수준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카르텔은 무장력이 치안 당국의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애꿎은 주민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미국·멕시코의 관련당국과 보안 전문가 등은 일부 카르텔의 무장 수준이 '준군사단체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카르텔의 무장은 단순히 권총이나 자동소총 무장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지향성 지뢰인 클레이모어, 로켓추진유탄(RPG), 사제 박격포, 기관총 탑재 무장트럭 등을 보유한 카르텔도 적지 않다. 온라인몰에서 산 평범한 드론을 폭발물 운반용으로 개조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카르텔은 심지어 드론으로 화학무기를 투하하는 경우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멕시코 미초아칸주의 티에라칼리엔테 지역은 카르텔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으로 꼽힌다.
비옥한 농경지에서 마약이 활발하게 재배되는 지역으로, 카르텔의 피 터지는 영역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가장 강력한 무장력을 자랑하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과 '나이츠 템플러', '라 파밀리아 미초아카나' 등이 서로를 향해 무력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미초아칸 엘과야보 마을에서 해 뜨기 전부터 땅이 흔들릴 정도의 폭발이 일어나더니 드론 떼가 날아왔다는 한 목격자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전쟁에서 민간인의 피해가 작지 않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최근 5개월 동안에만 미초아칸 지역에서 민간인 10명 이상이 숨졌다. 14살짜리 소년이 포함된 숫자다. 사망자들은 농사일을 하다가, 학교에 가다가 느닷없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년 동안 미초아칸주는 멕시코에서 지뢰 폭발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주였다. 카르텔이 라이벌 조직원이나 경찰을 제거하기 위해 급조된 사제폭탄(IED) 지뢰 매설을 늘린 영향이다.
갱단의 전투가 발생하면 주민들은 피신할 수밖에 없는데,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년 동안 미초아칸에서 강제로 이주한 주민이 2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르텔들의 '군비 경쟁'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군 출신 조직원이 결성한 '로스 제타스' 카르텔이 먼저 군의 야전교범을 카르텔에 도입하면서 통신을 암호화하고 대형무기를 끌어들였다. 여기에 맞서는 라이벌 카르텔들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더 강력한 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015년 할리스코주의 카르텔 조직원이 멕시코 육군의 헬리콥터를 RPG로 격추시켜 군인 6명이 사망한 사건은 카르텔의 무장 강화가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꼽힌다.
멕시코 군 정보 당국은 2022년, 카르텔들이 이제 일상적으로 사제폭탄, 드론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카르텔을 제압해야 할 경찰력의 무장력은 예전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멕시코 당국의 한 관계자는 "카르텔의 무장력은 우리보다 몇 년은 앞서 있다. 자원이 무한하고 무기와 기술도 뛰어나다. 간단히 말해 우리 현장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저들은 (대구경 소총) 바렛 .50구경 반자동 소총을 들고 오는데 우리 현장 경찰은 그런 비슷한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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