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갑’ 이슈 관측에 외교부 “그것 때문은 아냐…최소한 조치만”
▶ 10일 오후 출국→잠정 보류→한미 외교장관 협의→11일 정오 출국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9.11.
조지아주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석방이 예정보다 약 하루 늦어진 과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잔류 요청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당국자들은 10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HL-GA) 배터리 공장 근로자들의 석방 협상 과정을 취재진에 설명했다.
이들의 석방 예정 시점은 당초 이날 새벽이었다. 같은 날 오후 330명(외국인 14명 포함)의 근로자를 태우기 위해 대한항공 전세기도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구금 시설에서의 석방이 임박한 전날 밤, 미 당국이 이를 잠정 보류한 것이다. 이유를 묻는 말에 구금 시설 측에선 "우리도 모른다. 그런데 위에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만 답했다.
시설 안팎에서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곧이어 들려온 소식은 '미국 측 사정' 때문이라는 것이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감된 근로자들을 이송할 때 수갑 등 속박 도구 사용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수갑 이슈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출국 지연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수갑이나 케이블타이는 미 당국이 체포·구금·이송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다.
한국 측에선 국민적 반감 등을 고려해 이번만큼은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미측이 설명한 석방 지연의 진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의 '자진 출국'을 보류하고, 미국에 남아줄 수 없겠냐고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약 20분 동안 만나 '미국 측 사정'을 들어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된 한국 인력'이 귀국하지 말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불법 체류자 추방을 위해 이뤄진 이번 단속이 미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 근로자, 특히 숙련된 전문 인력을 내쫓는 결과로 이어진 데 대한 당혹감을 드러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입장을 알기 위해 귀국 절차를 일단 중단하라'는 입장을 루비오 장관을 통해 전했다. 루비오와 만난 조 장관은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 일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루비오 장관도 이를 존중해 일단 귀국하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인들이 돌아가지 않고 계속 (미국에 남아) 일하게 해주겠다고 한 건 불이익이 없게 해주겠다는 것과 같다고 우리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결국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은 향후 미국 재입국 때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미국 측 약속을 받고 하루 가까이 늦어진 11일 정오께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