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자 3명 이민자… 요원 피해 없었지만
▶ SNS에 “민주당의 법 집행 기관 악마화 탓”
▶ 찰리 커크 피살 후 ‘보수 궐기’ 편승 전략

지난 24일 텍사스주 달라스의 ICE 구금시설을 겨냥한 총격 사건 현장에서 검시국 직원들이 총격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단속 기관에 가해진 총격을 좌파 척결 여론몰이 구실로 삼고 나섰다. 최근 우파 청년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 암살이 조성한 보수 궐기 분위기에 편승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글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근래 급진 좌파의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이런 폭력은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 끊임없이 법 집행 기관을 악마화하고 ICE 요원을 나치(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파시스트당)에 비유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텍사스주 달라스 ICE 구금 시설 총격 사건 용의자의 미사용 탄피에 ‘안티 ICE(ICE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사실을 언급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찰리 커크 암살 이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이틀 전 테러 단체로 지정한 반파시즘·반인종주의 좌파 운동 단체 ‘안티파’의 해체를 위한 행정명령에 이번 주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총격을 좌파 단체가 배후에 있는 사실상 조직범죄로 예단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를 공포에 떨게 하는 좌익 국내 테러의 완전한 근절에 트럼프 행정부는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사불란하다. 이날 앞서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탄피 문구 등을 근거로 엑스(X)에 “이 공격에 이념적 동기가 있음을 보여 준다”고 적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X에 “수개월 동안 우리는 정치인들과 언론을 상대로 누군가가 죽기 전에 ICE 법 집행에 대한 과격 발언을 자제하라고 경고해 왔다. 이 끔찍한 살인은 ICE에 대한 그들의 발언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적었다. JD 밴스 부통령도 놈 장관 글을 본인 X 계정에 공유하며 “법 집행 기관, 특히 ICE에 대한 강박적인 공격이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그러나 수사는 겨우 착수 단계다. ICE 건물 조준 사격 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29세 남성 조슈아 얀의 형제 노아 얀은 미국 NBC방송에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강한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사망자 1명, 부상자 2명인 이날 사건 사상자는 모두 시설에 수감된 이민자들이라는 게 국토안보부 설명이다. “총격범이 ICE 건물과 시설 출입구에 있는 밴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들이 총에 맞았다”고 국토안보부가 밝혔지만, ICE 직원 중 다친 사람은 없었다.
다만 올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 단속 및 추방 정책을 거칠게 밀어붙이기 시작한 뒤 야당인 민주당과 진보 성향 단체들의 반발이 확산하며 항의 시위가 빈발했고, 이민 당국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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