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안보부 요청에 100명…이민자 구금시설 등 배치 예상
▶ 정치 노림수 의심…민주당 소속 자치단체들 “공포 조장” 강력 반발

중무장한 채 시카고 시내 순찰하는 연방정부 요원들[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리노이주에도 치안을 명분으로 곧 주방위군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의 요청에 따라 100명의 주방위군 병력이 일리노이주에 배치될 예정이다. 주방위군 병력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 배치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배치 지역으로는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인 시카고의 외곽 브로드빌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등이 거론된다.
연방정부 이민단속 요원들이 체포한 불법체류자와 외국시민을 구금하는 이 시설 인근에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연방정부의 주방위군 투입 계획에 일리노이주의 자치단체장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려는 일이 일리노이주를 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브렌던 존슨 시카고시장도 시카고의 강력범죄 발생 빈도는 최근 수년간 하락했다면서 주방위군 배치가 지방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 다운타운 지역에서는 일요일인 지난 28일 복면을 하고 소총으로 중무장한 연방정부 요원들이 무리를 지어 순찰하면서 시민들을 심문하고, 일부를 체포하면서 긴장을 불러일으켰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존슨 시장은 이들이 "우리 공동체에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 근절과 연방기관 보호 등을 이유로 각지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DC, 멤피스 등에 범죄 근절 등을 이유로 주방위군이 배치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도 주방위군 배치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주방위군(National Guard)은 각 주정부나 워싱턴DC처럼 주에 준하는 행정단위 자치정부가 보유한 군대로, 유사시 연방정부가 지휘할 수 있다. 하지만 미 연방법은 헌법 또는 연방법에 명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대의 민간 치안 임무 투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소송전이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주요 시설이 폭력적인 급진좌파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주방위군 투입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주방위군이 배치된 도시들은 모두 야당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방위군 투입 방침이 결정된 일리노이주도 마찬가지다.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 모두 민주당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리노이주 최대도시이자 미국 제3의 도시인 시카고는 민주당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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