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나다 “美요청 받아 검토 중”…최근엔 미군 카리브해 진출 우려

9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 행사에서 연설하는 그레나다 총리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코앞에 있는 작은 섬나라에 레이더 장비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나다 정부는 외교부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 영토 내 모리스 비숍 국제공항에 레이더 시설과 관련 기술 인력을 임시 배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국토안보부, 법무부, 외교부는 유관 기관과 협의하며 관련 요청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레나다 정부는 "우리는 확립된 절차에 근거해 모든 기술적·법적 평가를 완료한 뒤 가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주권, 공공안전, 국익이 우리의 최우선 고려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면적 절반 정도 크기(348㎢)의 작은 섬나라에 대한 미국의 이번 접근은 다분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겨냥한 조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군함과 병력을 배치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를 보내 신속 기동 체제를 갖췄다.
미군은 또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하는 선박을 직접 폭격해 최소 2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일부 미국 언론은 군사 분석가를 인용, 트럼프 정부에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은 바 있다.
해안선 최단 거리 기준 그레나다는 베네수엘라에서 북쪽으로 160㎞가량 떨어져 있다. 서울∼대전 정도 거리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상 그레나다 모리스비숍 국제공항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간 거리는 580㎞ 안팎으로 측정된다.
실제 그레나다에 전파를 활용한 미국의 물체 탐지·정찰 인프라가 설치될 경우 베네수엘라로서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 뜻이다.
현지 언론인 '나우그레나다'는 "지난 달 정부는 성명을 통해 카리브해에서의 군사 활동 확대를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을 낸 데 이어 디컨 미첼 총리가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서 카리브해 평화 지대 수호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바 있다"며, "증가하는 불법 해상활동은 지역 간 협력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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