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급속 성장하며 ‘AI 격차’ 커져…개도국들 준비에 도움 줄 것”
▶ “AI인프라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나라별로 최적화된 조합 찾아야”

(워싱턴=연합뉴스) = 김상부 세계은행(월드뱅크·WB) 부총재는 세계은행이 오는 12월 인천 송도에 ‘글로벌 지식 센터’를 열어 개발도상국을 위한 인공지능(AI)·디지털 경험과 기술 전수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 세계은행 본부에서 한국 언론들과 인터뷰하는 김 부총재. 2025.11.2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빈곤퇴치를 돕는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월드뱅크·WB)의 김상부 부총재는 세계은행이 오는 12월 인천 송도에 '글로벌 지식센터'를 열고 한국의 인공지능(AI)·디지털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는 지난달 28일 워싱턴DC의 세계은행 본부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선진 기술과 시스템, 정책의 삼박자를 갖춘 곳"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급격히 경제 성장을 이루고 디지털을 통해 완전히 선진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경험이 저개발국 입장에서는 중진국으로 올라갈 희망을, 중진국에도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회가 디지털로 올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차원에서 각국에 지식센터를 설립한 사례는 있었지만 디지털 분야 관련 지식센터를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 설립될 글로벌 지식센터는 한국 기업과 정부 정책 등 다양한 디지털·AI 경험 사례를 모으고 분석해 개도국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다.
김 부총재는 센터 개소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며 센터 운영 재원은 세계은행 자금을 활용하되 한국 자금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재는 지난해 9월 4년 임기의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로 취임했다. 이로써 그는 한국 출신으로는 세계은행의 최고위직에 진출했다.
행정고시 40회에 합격한 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실 등에서 일한 김 부총재는 LG유플러스·구글 등 국내외 디지털 기업에서도 활동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AI의 급격한 성장 추세를 반영해 김 부총재의 세계은행 내 담당 업무는 최근 디지털전환에서 디지털·AI 전환으로 확대 개편됐다.
김 부총재는 "AI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국가별로) AI로 인한 격차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이걸 그대로 두기보다는 초기부터 개도국들이 AI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저희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격차'와 관련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90%가 선진국에 있고, 저개발국들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쓰는 비중이 1% 미만이다. 저소득 국가들은 AI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재는 앞으로 개도국의 AI 활용 방안에 대해 "'스몰 AI'라는 콘셉트를 정책적으로 개발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 중심의 '빅 AI'를 따라가려면 어마어마한 통신설비, 데이터센터, 컴퓨팅 파워가 있어야 하고 인재 확보, 엄청난 양의 데이터 수집·가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굉장히 많은 재원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노력도 소홀히 하진 않겠지만 그게 다 될 때까지 기다릴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며 "개도국들이 바로 AI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적용하려고 한다"며 '스몰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총재는 구체적으로 개도국들이 농업·의료·교육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농부가 병충해가 든 작물 사진을 찍어서 AI에 물어보면 어떤 살충제를 쓰면 될지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AI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더 손쉽게 제공할 것으로 본다"며 "개도국 입장에서는 AI를 활용하면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할 기회가 열리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의 기회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등 AI인프라 운영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세계은행은 원자력 발전을 개도국에도 도입할 수 있을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김 부총재는 설명했다.
김 부총재는 "개도국은 내전이 많고 안보가 취약해 원전의 안전성 확보가 쉽지 않다"며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 에너지원은 무궁무진하게 많이 필요하다. 환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최적의 에너지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석탄, 원전, 재생에너지 등 어떤 조합이 해당 국가에 최적화된 조합일지는 개별적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1년 2개월을 맞은 김 부총재는 "많은 개도국이 빠른 경제성장이 필요한데도 정체돼 있다. 개도국 관계자들을 만나면 디지털을 어떻게 활용해 경제 개발을 이뤄낼지 의욕도 많고 세계은행에 대한 요구도 많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김 부총재는 "한국 정부가 세계은행을 통해 많은 지원을 해줘서 큰 기여가 되고 있고 한국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며 "한국의 여러 경험이 세계에 전수됐을 때 인류에 기여하는 바도 크지만, 한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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