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올해의 인물’을 발표해왔던 미국 ‘타임’지가 1982년 ‘컴퓨터’를 선정했다. 타임은 이전에 써왔던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문구 대신 ‘올해의 기계(Machine of the year)’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당시 타임은 “빛의 속도로 편지를 전송할 수 있고 질병을 진단하고 몇 분 안에 각종 보험 프로그램과 계약 문서를 만들 수도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27년부터 매년 국제사회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 인물을 선정했던 타임이 사람이 아닌 존재를 올해의 인물로 뽑은 사례는 한 번 더 있었다. 1988년 ‘올해의 행성(Planet of the year)’이라는 표현과 함께 ‘위기에 처한 지구’를 선정했다. 2006년 올해의 인물로는 ‘당신(You)’을 꼽았는데 유튜브 등의 확산으로 다수의 개인이 뉴스와 콘텐츠의 제작자·유통자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였다. 2020년대 이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아직 ‘2025년 올해의 인물’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 세계 베팅 사이트에서는 가장 유력한 1순위 후보로 ‘인공지능(AI)’을 꼽고 있다. 대체로는 AI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될 확률을 30~50%로 점치고 있다. 2위 후보는 2016년과 2024년 이미 두 차례 선정된 적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올해의 인물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2022년 1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만든 챗GPT가 처음 공개되고 3년 만에 AI는 우리 일상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내년에만 10조 원 이상을 AI 분야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인류 역사가 ‘AI 이전’과 ‘AI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방향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AI 인재와 전력 등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홍병문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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