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中레이더 조준·중러 공동비행 등 설명…미일, 긴밀한 의사소통·협력 확인
▶ 백악관 ‘중립외교’ 속 美국방은 中견제…日방위상, 접촉면 넓히며 외교전 지속
미국과 일본 국방장관이 12일(이하 일본시간) 전화 통화를 통해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의 일본 자위대 전투기 대상 '레이더 조준' 사건 관련 정보 등을 공유하고 협력 방침을 확인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약 40분간 통화했다.
양측은 중국의 행동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긴장감을 높인다고 지적한 뒤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고이즈미 방위상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6일 발생한 중국의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사안, 9일 발생한 우리나라(일본) 주변에서의 중국·러시아 폭격기 공동 비행과 관련해 경위와 대응을 (헤그세스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사실에 완전히 반하는 정보를 발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필요한 반론을 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국방장관은 앞으로도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협력을 지속하고, 내년 1월 미국에서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회견에서 "우리나라 주변 해역·공역에서 경계·감시 활동을 조용히 실시하며 어떠한 예측 불허의 사태에도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전략 폭격기와 일본 자위대 전투기는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 비행에 대응해 지난 10일 동해 쪽 공역에서 합동 훈련을 하며 중국의 군사 행동을 사실상 견제했다.
이번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동맹인 일본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진 점도 주목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일 갈등과 관련해 "(미일) 양측은 지속해 협력하고 있으며 일본은 미국의 위대한 동맹국"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실무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일본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절충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방부와 국무부는 중국의 군사 행동을 비판하며 일본을 어느 정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외교전을 벌이는 것에 대응해 최근 미국, 유럽 국방장관과 잇따라 접촉하며 우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에도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연이어 온라인 회담을 개최해 중국의 레이더 조사 등 군사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치카와 게이이치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지난 2일 프랑스 외교수석과 통화한 데 이어 10일에는 독일 총리실 외교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이달 초순 프랑스, 독일 외교장관과 잇따라 회담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은 중국과 일본 정부가 서로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각 기관이 경쟁하듯 선전 공작을 전개해 근거 없는 내용도 발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양측 주장이 비난 싸움으로 확대돼 관계가 더 악화하는 사태를 피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중국 주장에 찬성하는 움직임이 확산하지 않고 있다"며 냉정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아사히에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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