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붙는 컴퓨팅 경쟁력확보 경쟁
▶ 반도체 병목에 미토스 공급 차질
▶ 엔비디아 종속 벗어야 연산 가성비
▶ 자체 칩으로 AI개발에 속도 낼 듯
인공지능(AI) 선두 주자들이 더 싸고 효율적인 컴퓨팅(연산 능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AI 컴퓨팅 생태계의 최종 소비자인 앤스로픽·메타·오픈AI 같은 모델 운영사가 엔비디아에 주로 의존해온 ‘원재료’인 칩도 직접 만드는 셈이다.
그동안 이들은 생태계의 중단 단계인 데이터센터 확보에 몰두했지만 결국에는 AI 칩까지 장악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탈엔비디아 행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9일 소식통을 인용해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이 자체 칩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초기 구상일 뿐이라면서도 앤스로픽이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응하고 더 발전된 AI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앤스로픽은 현재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아마존·구글 칩이 탑재된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클로드를 개발하고 있다. 7일 구글·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통해 구글 자체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탑재한 3.5기가와트(GW) 규모의 연산 용량을 확보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앤스로픽 칩’을 구상하고 있었던 셈이다.
앤스로픽과 치열한 AI 모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픈AI는 일찌감치 자체 칩 개발 야욕을 드러냈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브로드컴과 맞춤형 칩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오픈AI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오픈AI 구상대로 설계된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미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수년 전부터 자체 칩을 개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구글은 단연 선두 주자로 꼽힌다. 컴퓨팅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판단해 10여 년 전부터 맞춤형 칩 개발에 착수한 뒤 2015년 처음으로 TPU를 사내에 배포하고 2018년에는 1세대 클라우드 TPU까지 내놓았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자체 칩을 선보였다. 아마존은 2018년부터 추론용 ‘인페렌시아’와 훈련용 ‘트레이니엄’을 개발했다. MS도 2023년 11월 첫 AI 칩인 ‘마이아100’을 공개한 뒤 올해 초 추론 능력을 높인 ‘마이아200’도 출시했다.
메타는 지난달 한 발 더 나아가 엔비디아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칩을 6개월마다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서한에서 “자체 AI 칩 연간 매출 추정액이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만약 올해 칩을 판매했다면 연 매출 규모는 500억 달러에 달했을 것”이라며 “칩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 제3자에게 대량 판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현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임대를 통해 칩을 제공하지만 칩만 따로 팔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자체 칩을 원하는 이유는 엔비디아 종속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엔비디아가 AI 핵심인 데이터센터 칩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어 AI 개발사들은 엔비디아 GPU 확보에 매달리는 실정이다.
GPU 공급량과 공급 시기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자체 칩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자체 칩을 갖고 있으면 냉각·전력 인프라 설계까지 포함한 데이터센터 설계를 맞춤식으로 조정해 동일 전력,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연산 능력을 뽑아낼 수 있다.
문제는 설계 경험이 없는 기업이 자체 칩을 개발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맞춤형 AI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자체 개발 칩은 추가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서울경제=김창영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