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한국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어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헌법 11조의 평등권에 따라 성별, 장애, 출신국가, 혼인여부, 성적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고용과 교육분야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지난 19년째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다가 통과되지 못하고 이번에 다시 발의된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조항'을 둘러싼 여야 찬반 갈등과 보수 개신교의 강한 반발 때문이다. 이 법안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을 지지하는 측은 혐오와 차별을 막기 위해 헌법상 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반대측은 헌법상의 평등을 주장하지만 성소수자 옹호법이 될 수 있으며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조국혁신당 김재원, 서왕진, 김준형, 진보당 전종덕, 정혜경, 윤종오, 기본소득당 용혜인, 무소속 최혁진 의원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 헌법 11조 평등권과 국가인권위원회법이 문제가 된 차별들을 다루고 있지만 이는 ‘포괄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2007년 17대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된 것이다.
한국은 매년 5월을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가정의 달로 지키는 아름다운 풍속을 가지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가정의 달을 지키고 있는 나라는 한국 이외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미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풍경이다. 내가 미국으로 유학 오기전 1960년대에는 5월 5일이 어머니의 날이었는데 언제 어버이의 날로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버이의 날로 바꾼 것은 너무나 성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가정의 핵심은 여성인 어머니 남성인 아버지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교회보다 먼저 세운 사회공동체는 이런 의미에서의 가족이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남자인 남편과 여자인 아내 그리고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가족공동체로부터 시작했다. 한국이 가정의 달을 지키고 있는 근본적인 원리도 전통적인 가정에 근거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동성결혼의 차별을 금지하는 ‘성적 지향의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내포하고 있다.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은 개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옳은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는 동성애, 동성결혼자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존엄성을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공용, 교육, 재화 용역의 공급, 행정 서비스 등 공적영역에서 동성애 양성애를 이유로 한 뷸합리한 차별, 괴롭힘, 배제가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및 시정 권고,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법안이 사회적인 환경에 따라 당연한 것 같지만 함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종교적인 신념이나 개인의 양심에 따라 동성애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하거나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경우, 이를 차별 행위로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성적 지향에 대한 법적 보호 조치가 현재 한국의 사회적 또는 문화적 전통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나아가 성적지향의 보호를 강조하다 보면 역차별을 유발할 가능성까지 내다 볼 수 있다. 따라서 꼭 ‘포괄적 금지법'과 같은 법적 조치를 통하는 방법보다 주어진 사회 규범에 맡가는 것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한국의 경우와 달리 미국에서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은 1964년 그리고 그 후 제정된 연방 민권법에 의해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 주에 따라 나름대로 차별 금지법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전통적인 기독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가족 또는 가정의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 지난 주 테네시주 의회는 6월을 ‘핵 가족의 달'(Nuclear Family Month)로 정하고,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빌 리(Bill Lee) 주지사는 “우리 주와 국가의 전통적인 가치를 보호하고 강화하려는 의회의 노력을 치하한다”라는 성명과 함께 해당 결의안에 서명했다. 결의안은 “한 남편과 한 아내,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로 구성된 핵가족은 가족 구조에 대한 하나님의 설계이며, 세상이 창조된 이래 사회의 근간이 되어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주 정부의 정책 방향과 입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테네시주의 경우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심의하고 있는 한국 국회가 재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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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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