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가정혈압은 환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혈압 상태를 보다 안정적으로 반영한다. 또 아침과 저녁의 혈압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현재 치료가 과도한지 혹은 부족한지를 판단하는 데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은 하루 동안 혈압을 연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야간 혈압은 심혈관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으로는 수면 중 혈압이 10~20% 감소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밤에도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기도 한다.
이러한 야간 고혈압은 뇌졸중, 심부전, 만성 콩팥병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과거에는 검사 장비의 불편함 때문에 제한적으로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환자 부담이 크게 줄면서 활용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고혈압 관리의 또 다른 변화는 환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혈압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병원 방문 시 측정한 혈압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 이제는 환자가 스스로 혈압을 측정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자기 주도적 관리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환자가 자신의 혈압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 생활습관 개선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체중 조절, 염분 제한,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관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약물 복용 순응도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혈압 관리는 의사의 처방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일상 속 실천이 함께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최근 디지털 헬스 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스마트 혈압계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원격 모니터링 등을 통해 환자가 측정한 혈압 데이터를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해지고 있다. 환자는 자신의 혈압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의료진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한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적 관리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고혈압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숫자를 낮추는 데 있지 않다. 환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안정적인 혈압을 유지하고 뇌졸중과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건강한 삶을 지속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제 고혈압 관리의 중심은 진료실이 아니라 환자의 일상 속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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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 노원을지병원 심장내과 교수·전 국립보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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