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데스라고요? 흐음∼ 글쎄요…"
26일 옛 동료인 이스마엘 발데스가 돌아온다는 뉴스를 접한 LA 다저스 선수들의 반응은 대개 이 정도였다. 돌아온 옛친구에 대한 환영 분위기는 고사하고 팀 전력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소박한 기대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지 로버트 구와다 기자가 다저스 라커룸에서 발데스 영입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을 취재한 결과는 더욱 적나라하다. 한 선수는 정중하게 ‘노 코멘트’를 선언했고 또 한명은 "그래요? 좋군요"라면서 히죽히죽 웃었다.
다른 선수는 대답도 없이 사라졌고 또 한명은 기자가 다가서자 도망치듯 나가버렸다. 유일하게 의견을 밝힌 선수는 팀 리더인 게리 셰필드. 그는 라커룸 분위기를 직선적으로 털어놨다. "올해 팀은 지난해 팀과는 완전히 다르다. 더 이상 투수들을 아이 돌보듯 보살펴줄 수 없다"고 선언한 셰필드는 만약 발데스가 지난해와 같은 식의 태도로 경기에 임한다면 견뎌내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렇다면 발데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툭하면 재발하는 손가락 물집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것은 고비만 찾아오면 스스로 무너지는 투지결핍증이었다. 지난해 발데스가 던진 경기에서 1점차로 승부가 갈린 경기가 15게임이나 되지만 이중 다저스가 이긴 경기는 단 2게임뿐이고 3.98이라는 좋은 방어율에도 불구하고 9승14패에 불과했던 그의 성적들은 모두 이번 트레이드에 큰 기대를 걸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이 때문에 LA 타임스 칼럼니스트 로스 뉴핸은 이번 트레이드가 소박한 코메디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물론 다저스 제너럴 매니저 케빈 말론 역시 이를 모를리 없다. 지난해 12월 발데스를 컵스로 쫓아낸 사람이 바로 그였기 때문. 하지만 쉴링급의 거물투수를 데려올만한 여력이 전혀 없는 그로서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가 되는 발데스가 돈 생각을 해서라도 투지있는 선수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면서 내린 결단이었다. 과연 발데스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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