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비상과 날벼락같은 수직추락.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올 시즌 행보는 딱 이 두마디로 요약된다. 올스타팀에서 탈락했으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등 많은 스포츠전문지 및 방송으로부터 진짜 올스타로 뽑힐만큼 시즌 전반기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중 하나였던 김병현. 그 김병현이 후반기 개막 한달도 못돼 마이너리그로 추락했다. 전광석화처럼 정상으로 치솟아 올랐으나 추락속도 또한 가히 초음속에 육박하는 수준.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다. 당연히 의문은 도대체 김병현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느냐 하는 것에 모아진다.
롤러코스터 라이드도 극과 극을 달린 김병현의 변화를 묘사하기에는 감이 모자란다. 기록을 살펴보면 그 차이는 너무도 확연하다<도표>. 화려한 비상과 충격적인 추락을 선명하게 구분하는 경계선은 지난 7월8일 오클랜드 A’s와의 원정경기다. 이 경기전까지 총 34게임에 등판한 김병현은 2승2패 14세이브를 따내며 방어율 1.94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A’s전에서 구원에 실패하면서 상승무드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 경기포함, 다음 6게임에서 김병현은 3차례 구원실패와 2패만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베리아로 떨어졌다. 이 6게임에서 김병현은 5⅓이닝을 던져 9실점(자책점), 방어율이 무려 15.19에 달했으며 삼진 7개, 포볼 8개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41⅔이닝동안 같은 9자책점에 삼진 71개를 잡고 포볼 15개만을 내준 것을 생각하면 도대체 같은 선수기록이라고 믿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당연히 이유는 있다. 바로 손목부상. 손목을 많이 비틀어 공을 던지는 김병현은 진작부터 손목에 통증을 느꼈으나 이를 감추고 계속 경기에 임했다가 결국 부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팀을 위한다는 마음이 화를 키운 것. 손목이 아픈 상태에서 억지로 공을 던지려다 투구폼이 무너져 포볼이 많아지고 스트라익을 던지기위해 무리하게 공을 가운데 넣다가 맞게 됐다는 이야기다. 어느 정도 이해되는 설명이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왜 사정이 그렇게 악화될때까지 코칭스탭이나 트레이너, 그리고 김병현의 에이전트등 그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르고 있었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또 다른 의문은 김병현의 손목부상이 공개된 뒤 부상자명단설까지 나왔으나 그 뒤 별 일 아닌 것처럼 어물어물한채 며칠 쉬다가 다시 등판이 재개됐다는 것. 본인이 괜찮다고 했다지만 최근 투구내용을 살펴보면 괜찮다고 보기가 어렵다.
과연 팀이나 김병현측에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정확한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상승일로를 치닫던 김병현의 커리어에 일시나마 급제동이 걸린 것이 한인팬들로서는 아쉽기 짝이 없다. 김병현이 한시바삐 마이너에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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