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새벽 UC버클리 주변에서 난 화재로 이집에 막 이사 한 UC버클리 졸업반 여학생 아젤리아 주세이(21)와 LA로부터 일시 방문했던 부모(프랭크 주세이(46), 플로르 주세이(46)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함께 사망,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 일가족의 참변은 필리핀태생의 소수계 이민자가 자녀교육만을 위해 살다가 이제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안심할 시점에 발생해서 비슷한 길을 걸어 왔거나 걷고 있는 많은 이민자들이나 소수계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프랭크와 플로르 부부는 지난 19일 새벽 버클리로 향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캐톨릭 사립여고인 세인트 조셉 하이스쿨에서 수석졸업후 UC버클리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딸 아젤리아를 보기 위해서였다.
4학년이 된 딸의 이사를 돕고 하루라도 같이 있기위해 지난 3년동안 수시로 다녔던 16시간 왕복길에 다시 나선 것. 어려운 미국이민 생활속에서도 제대로 커 준 영리하고 기특한 딸이 졸업후 의사가 될 것등을 상상하며 이들은 지루함도 몰랐다.
그러나 그들은 이번에는 레이크우드의 본가에 되돌아오지 못했다. 20일 새벽 딸이 이사해 들어간 주택에서 치솟아 딸과 함께 이사 첫밤을 지내던 이들 부부를 삼켜버린 것. 소방국 관계자들은 히터옆에 놓여있던 인화성물질을 화재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성공적으로 일궈가던 4인가족중 유일하게 남은 아들 조나스 주세이(20 UC어바인 2년)만이 그들의 텅빈 집을 지키고 있다. 그는 친구들과 요세미티 캠핑중 셀룰라폰으로 ‘청천벽력같은 부모와 누나의 죽음’을 들은 후 집에 돌아와 ‘외롭고 슬픈 상주’가 되어 어쩔 바를 모르고 있다.
필리핀 오지태생의 프랭크 부부는 74년 미해군에 입대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설계했다. 전기기술 군병으로 세계 여러곳을 떠돌아다니며 재직했고 제대한 6년전 부터는 샌타애나 학교 기술관리직을 맡으며 남편 프랭크는 열심히 일했다. 아내 플로르는 공인회계사로 또 영양사로 뛰며 살았다.
군인가족의 어려운 생활을 감내하면서도 이들은 두자녀를 모두 사립학교에 보냈다.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 최고 조건을 제공하겠다는 이들이었기에 자신들의 생활은 전혀 없었다. 모든 것을 자녀중심으로 했고 그에 보답하듯 딸아들은 학교생활 내내 최우수 모범생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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