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경찰에 몸담았던 스티브 그래벨(56, 칼라바사스 거주)이 회전목마 조각가로 변신, 5마리의 알록달록한 목마가 빙글빙글 도는 메리고라운드(merry-go-round)와 함께 첫선을 보였다.
칼라바사스의 자신의 집 정원에 15피트 규모의 정자를 짓고 그 내부에 통나무를 깎아 말모양을 내고 색칠까지 마친 목마 5마리를 비치했다.
멋들어진 손잡이와 화사한 내부장식, 카니발 밴드음악까지 완료한 그의 ‘꿈의 동산’은 이제 주변 어린이와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의 환성 속에 왁자지껄하다. 회전목마를 즐기며 자랐던 세대의 노인들도 그의 메리고라운드에 들러 향수에 젖어들곤 한다.
비록 5마리의 회전목마밖에 없지만 그의 정원은 캘리포니아주 전체에 있는 26군데 메리고라운드 위락지중 한군데로 기록됐다.
그래벨의 회전목마 조각가의 꿈은 지난 98년부터 잉태됐다. LAPD 경관으로 25년을 지내다 95년 은퇴한 뒤 스테인글라스 유리창을 만들다 ‘지겨워’ 집어치운 후 두번째 취미로 선택한 것이 목마 만들기였다. 한 잡지에서 ‘당신도 회전목마를 깎을 수 있다’는 기사에 빠져 시작했지만 책만을 보고 만들기는 어려웠다.
50세가 넘도록 무엇을 직접 만들어 본 적도 없고 더구나 목각 일이라면 컬버시티에 있는 큰 나무에 이니셜 한자 새겨 넣었던 일이 전부인 그는 결국 목마예술 전문가를 찾아 개인지도까지 받으며 한 마리 한 마리 만들어 나갔다.
거대한 참피나무 통나무를 손으로 깎아서 한 마리 말을 만드는 데는 수천달러의 경비와 수천시간이 투입됐다. 그러나 그는 한번 시작한 것은 끝을 내야 한다는 일념하에 2년만에 소형이나마 진짜 목마 메리고라운드를 만들어 냈다.
미국에서는 1870년대부터 각 공원이나 위락지마다 메리고라운드가 설치됐다. 어린이나 가족들의 폭발적 인기 속에 그는 점점 늘어나 1925년에는 적어도 5,000여개 메리고라운드가 존재했다. 그러나 경제 대공황이 닥치면서 이들 위락공원은 거의 폐쇄됐다.
1950년대 다시 인기를 회복했지만 그때부터는 손으로 깎은 목마가 아닌 파이버글라스나 알루미늄 말이 대신 어린이들을 태웠다. 따라서 부드러운 느낌의 진짜 목마 메리고라운드는 현재 북미주에 겨우 200군데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가주에는 샌타모니카 피어, 그리피스 팍, 또 버뱅크 미디아시티 센터에 있으며 그래벨의 정원이 또 한 곳을 이번에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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