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바꾸자’는 김길홍목사의 글이 지당해 보인다. 그리기 어렵고 음양의 태극사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수준의 글이라서 더욱 수긍이 간다. 고향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를 다니던 50년대 나는 태극기 때문에 참 고생이 많았었다. 그 때는 경축일은 물론 운동회 때도 꼭 태극기를 가져와 행사를 치루게 했다. 태극기 값이 금값이라 가난한 나는 그려야 했는데 태극기 그리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창호지 정중앙에 콤파스로 태극을 만들고 사방에 괘를 그리고 색칠을 하는데 그게 아주 어려웠다. 선생님의 심사가 까다로웠다. 돈 주고 산 태극기는 무사통과지만 그린 태극기는 조금만 틀려도 불합격이라 그 때마다 회초리를 맞고 매국노 취급을 받아야 했다. 불합격한 태극기를 들고 하품나는 멜로디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을 부를 때마다 나는 태극기를 갈아치워 버려야 한다고 속으로 얼마나 다짐햇던고!
그런데 미국에 이민와 보니 그게 아니었다. 유엔본부에 걸린 만국기 중에 태극기가 제일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국기는 유치원생도 그릴 수 있는 그림 같은데 태극기는 미술가가 그린 미술품처럼 정교하고 우아해 보였다. 맨하탄 빌딩숲을 헤치고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바라보노라면 나는 거울 앞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태극기에는 5천년 된 우리 민족의 얼굴이 그대로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 국기마다 그 민족의 선이 그려져 있다. 일장기에는 일본인의 단결을 상징하는 붉은 점 하나가 찍혀 있다. 성조기에는 미국인의 일직선이 13개로 나타나 있다. 미국인은 코도 일직선이요 다리도 일직선으로 길게 뻗었다. 그래서 일직선으로 달리는 육상이나 수영의 금메달을 독차지한다. 한국인의 얼굴은 태극모양의 둥글형이다. 아리랑의 멜로디 고전무용의 성춘향전 스토리, 씨름기술 모두가 태극모양의 둥글형이다.
미국인은 한 번 부부싸움 했다 하면 일직선으로 코트로 달려가 이혼하지만 한국인은 매일 싸우면서도 둥글게 어우러져 백년해로 한다. 음양이 어우러져 태극을 이루는 태극기 그림처럼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태극기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성조기 앞에서 미국국가를 부르는 식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싶다. 태극기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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