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코미디언 상당수 기용, "억지 연기" 시청자들 비판
개그콘서트가 유머1번지가 됐나. KBS2 `개그콘서트’(토 오후 5시 20분)를 두고 이런 말이 나왔다. 개편 후 2, 3주간 임하룡 심형래 이성미 등 중견 코미디언이 등장해 그 옛날 `유머1번지’ 식의, 과장된 표정과 우스꽝스러운 몸짓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심형래가 `영구’의 덜떨어진 말투로 “아버지, 제가 유지태로 변신할께요”라고 말한 뒤 고개를 돌려 그말투 그대로`날씬하면 고맙지 뭐’라는 유지태의 CF대사를 중얼거린다. 억지로 웃어주는게 역력할 정도로 좌중은 썰렁하다. 사태수습에 나선 아버지 왈, “야, 오늘 애들(관객들)이 그래도 착하다.”
관객은 그제서야 박장대소한다. 심형래의 코미디가 `유머1번지’식이라면, 아버지의 애드립은 `개그콘서트’특유의 허를 찌르는 웃음에 가까운 셈이다. `개그콘서트가 아니라 코미디콘서트같다’(폭주천사) `안타깝다…옛날에 써먹었던 게 또 나온다.’(한 시청자).
시청자의 반응은 7:3정도로, 이전의 참신함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제작진도 이를 즉각 간파하고 28일 방영에서부터 이성미를 뺐으며, 다음달 4일부터는 심형래도 제외할 예정이다. `2000 봉숭아학당’에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임하룡의 진퇴 여부는 고려중이다.
제작진이 이들을 기용한 것은 `개그콘서트’가 너무 신인 중심으로 가다 보니 연기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신인들을 이끌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던 김미화 백재현이 빠진 후 공백은 더욱 두드러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코미디에 복고는 통하지 않는다’는 징크스만 여지없이 확인한 셈이됐다. “코미디만큼 생명력이 짧은 장르가 없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시청자는 만족을 느끼죠”(김영선 책임프로듀서).
복고 드라마, 복고취향의 가요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먹힐 수 있어도 빠른 반전과 단발적인 웃음이 생명인 코미디에서는 `보고 또 보고’식의 우려먹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그콘서트’의 실험은 전체 코미디 프로그램의 열악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세원 이홍렬 이경규를 비롯하여 이휘재 남희석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버라이어티쇼나 MC쪽으로 몰리기 때문에 정작 코미디에는 스타가 없다.
더구나 개그콘서트처럼 일주일중 4, 5일을 밤새워 연습해야 하는 프로그램에는 대형스타를 기용하기 힘들다. 결국 신인의 `개인기’나 참신한 아이디어만을 바라보다 여의치 않자 `중견 기용’이라는 고육지책을 썼고, 다시 원상복귀한 것이다.
4일부터 `개그콘서트’는 우리말과 발음이 비슷한 팝송 구절을 이용한 `뮤직토크’등 참신한 코너에 더 중점을 두게 된다. 황승환 박성호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인의 출연비중도 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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