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의 이목은 혼돈의 와중에 휩싸인 미국 대선에 온통 집중되어 있다.
물론 하와이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다.시시각각으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와 관련된 우려할만한 뉴스들이 인터넷 및 방송을 타고 전해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과연 이 혼란을 초래한 것인가’
기자는 본인 자신이 언론에 몸담고 있지만 ‘무책임한 언론의 보도경쟁탓’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1백퍼센트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CNN방송과 폭스뉴스TV,ABC-TV를 비롯한 미국의 유수메이저방송사들이 앞을 다투어 ‘부시 승리’를 보도했다.
그러자 본국의 언론들을 비롯한 세계각국의 언론들도 경쟁적으로 이를 보도하기 시작했고 국가원수들까지도 부시에게 축전을 보냈다가 부랴부랴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CNN등이 부시의 승리를 보도한 것은 플로리다주의 개표가 95퍼센트 정도 끝났던 시점으로 표차이가 2만표도 안되었다고 한다.
당사자인 고어후보 자신도 방송을 보고 부시에게 축하전화를 건넨뒤 자신의 고향인 테네시주의 지지자들 앞에서 패배 수락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가려 하다가 최종 개표진행상황의 급보를 보좌진으로부터 전해듣고는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기사회생,도로 사무실로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아무 공식적인 확정권한이 없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로 세계 각국은 물론 두후보 당사자와 지지자들도 그야말로 놀아난 셈이 됐다.
언제부터인가, 어느 사이엔가 CNN은 마치 ‘제국처럼’ 군림하고 있다.
‘CNN은 그 어느 정부보다 더 힘이 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CNN이 들이대는 카메라는 성역이 없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확장시켜나고 있다.
방송을 본 한인들은 기억하겠지만 이번에 CNN의 부시 당선 발표는 그 화면 처리가 마치 ‘발표’가 아닌 거역하기 힘든 ‘당선 선포’와 흡사했다.
로마제국의 원주를 연상시키는 뒷배경에 노련한 앵커들이 포진해 육중한 목소리로 해설을 섞어가면서 ‘부시 승리’를 ‘선포’했고 부시의 사진은 그저 CNN이 만들어놓았던 틀에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당선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두 후보간의 격차가 총 유효투표의 0.5% 미만일때는 자동적으로 재검표를 실시한다는 플로리다주법에 따라 부시의 당선 확정은 유보되었고 급기야 실시된 재검표 결과는 플로리다주의 이번 선거자체가 ‘신뢰받기 힘든 상황으로’전개되어 나가고 있다.
무효처리된 19000표 문제,투표지 자체의 디자인문제등 시한폭탄과 같은 요소들이 곳곳에 매설되어 있고 더군다나 이번 대선으로 미국의 소수계와 백인계가 대립각을 세울수도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정말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인지 앞으로 전개되는 추이가 그것을 말해주게 될 것이다.
그것이 비록 누구에겐가 피말리는 초조함과 억울함을 동반한다고 할지라도 양측이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최종적인 ‘결말’에 승복을 할 것인지,아니면 이번 선거를 계기로 거대한 미국이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미국 민주주의의 허상’을 드러내면서 첨예한 분열로 치닫게 될지 지켜보아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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