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부로 모든 항공편 취소
▶ 직원 1만7,000명 길거리로
▶ 이란전쟁발 항공유 급등에 업계 ‘연쇄위기’ 확산 우려

스프릿항공 직원이 지난 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국제공항 카운터에서 스피릿항공 영업 중단을 알리는 사인판을 부착하고 있다. [로이터]
미 항공업계의 대표적 초저가 항공사인 스피릿항공이 지난 2일 심각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창립 34년 만에 폐업을 전격 선포하며 충격을 주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피릿항공은 2일 성명을 통해 “5월 2일부터 즉각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운영 중단 절차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스피릿 항공의 모든 항공편은 취소됐으며, 고객 서비스 업무도 중단됐다. 이 항공사는 “지난 34년간 초저가 모델로 항공업계에 미친 영향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승객들을 오랫동안 모시길 바랐지만 그러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고객들에게 환불은 가능하지만, 다른 항공편 예약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로써 스피릿항공은 미 주요 항공사 중 25년 만에 처음 문을 닫는 사례가 됐다.
스피릿항공이 사전예고없이 운항을 중단하면서 전국 여행객 수만 명이 발이 묶이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미 전국 공항에 도착한 스피릿항공 승객들은 갑자기 운항 중단 뉴스를 접하며 대체 항공편을 찾거나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는 등 큰 불편을 겪었으며 통보없이 운항을 전격 중단한 스프릿항공 측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구제 운임’(rescue fares)을 내놓고 스피릿 이용객 수송에 나서고 있다. 이들 항공사는 일정 기간 동안 할인 항공권을 제공하거나 항공편을 증편해 승객 수용을 확대하고 있으나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한 상태다.
1992년 출범한 스피릿항공은 가격을 낮춰 항공 여행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년간 누적된 재무 부담에 더해 최근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저가항공 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단면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항공업계 전체가 이란 전쟁에 따른 항공유 급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항공 업계 구조조정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폐업은 연방 정부의 구제금융이 무산되면서 예견된 수순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세금으로 지원하는 인수 방안을 최종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스피릿 항공은 지난달 말 연방정부에 최소 5억달러 규모의 긴급 유동성 자금 지원을 요청했었다.
스피릿항공은 최근 2년 사이 두 번이나 챕터11 파산 보호 신청을 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었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영난이 더욱 악화했다.
스피릿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영 비용 상승과 부채 증가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회사의 누적 손실은 59억달러로 추산된다. 또한 이번 폐업으로 약 1만7,000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실직 위기에 처하게 됐다. 또 경쟁 감소로 항공권 가격 상승 등 소비자 피해도 예상된다고 이 매체는 짚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의 연쇄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재무 여력이 취약한 저가 항공사부터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항공도 마찬가지다. 미 1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도 유나이티드항공의 합병 제안을 거부한 뒤 전체 직원의 6%인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일부 항공사 경영진은 정부 고위 당국자를 만나 25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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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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