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대통령이 20일 "8년간의 롤러코스터"로 표현됐던 백악관 생활을 청산하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클린턴만큼 굴곡 심한 임기를 보냈던 지도자도 흔치 않다.
민주당소속 대통령으로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이래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클린턴은 재임기간중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웰페어제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등 괄목할만한 업적을 일구어 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백악관 인턴과의 섹스스캔들로 탄핵법정에 서는 등 헌정사에 영원히 기록될 오점을 남겼다.
클린턴의 재임 8년은 사상 최장기 경제번영과 탁핵재판으로 상징되는 극과 극 사이의 ‘그네뛰기’였다.
그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후세의 사가들에게 맡겨야 하겠으나 뉴트 깅그리치 전 연방하원의장을 비롯한 평자들은 주저없이 그를 금세기 최고의 ‘전술적 정치인’으로 꼽는다.
보수회귀의 물결을 탄 공화당의 대약진으로 연방의회를 빼앗긴 상황에서 그는 ‘중도주의’라는 제 3의 기치를 내걸고 야당 온건파들을 포섭, 국정을 주도했을뿐 아니라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민주당을 활성화시키는 정치적 역량을 과시했다. 그는 미국 정치판의 모양새를 가꾼 탁월한 조경사였던 셈이다.
미국의 경제도 그의 재임기간중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첨단기술중심의 신경제는 파격적인 장기성장의 든든한 기초가 되어주었고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다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도 적지않다. 정치적 냉소주의와 양극화는 리처드 닉슨 시절에 버금가는 위험수위까지 올라갔고 빈부격차가 늘어났으며 이민자들의 권리 역시 대폭 축소됐다.
그 숫한 논란을 뒤로 한채 20세기에 선출된 마지막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은 21세기의 첫 주자인 조지 W. 부시에게 바통을 넘기고 20일 역사속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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