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딕 버밀, 버려진 몸 크리스 파머. NFL이 종착역으로 치닫는 가운데 성적에 따라 울고 웃는 감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수퍼보울 챔피언에 올려놓은 뒤 지휘봉을 내놓고 2선으로 물러나 있던 버밀은 램스가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초장에 탈락한 바람에 "역시 버밀"이란 소리를 들으며 더욱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가 캔사스시티 칩스의 사령탑을 맡을 전망이다. AP통신은 11일 그가 램스의 끈질긴 만류를 뿌리치고 칩스와 NFL 감독으로 정상급인 3년 1,0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으며 12일중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칩스의 칼 피터슨 회장은 연봉 60만달러에 불과한 군터 커닝햄 감독을 해고하고 5배가 넘는 버밀을 끌어들이면서도 "최고감독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고 오히려 부름에 응해준 버밀에 대한 감사와 잔뜩 부푼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크리스 파머 감독은 이날 보따리를 싸야 했다. 브라운스가 약체라곤 하지만 재창단때부터 2시즌동안 고작 5승(27패, 지난 시즌 2승14패·이번 시즌 3승13패)을 올리는 데 그친 패장으로서 어느정도 예견된 운명. 취임 당시 NFL 지도 무경험자 파머 기용은 모험이라는 일부 비판을 무시하며 그를 감싸안았던 카멘 팔러시 구단회장은 "크리스는 우리팀에 맞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말로 고별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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