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GSAT 실시
▶ 생산 멈추면 미래 투자 직격탄
▶ 산업계 전반 ‘연쇄 타격’ 우려
▶ 협력사 2,500곳 일자리도 위협
▶ “노사 대승적 타협 절실한 시점”
삼성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5년간 6만 명 채용’ 계획을 밝힌 가운데 25일과 26일 상반기 신입 사원 선발을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했다. ‘인재 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70년째 공채 제도를 고수하며 인재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성과급 상한선 폐지 등을 요구하는 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이 같은 대규모 고용을 포함한 미래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은 삼성전자 자체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생태계를 공유하는 2500여 개 협력사에 속한 수만 명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의 주요 18개 관계사는 25~26일 양일간 상반기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GSAT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2020년부터는 지원자들이 독립된 장소에서 PC로 응시하는 온라인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삼성의 신입 공채는 1957년 한국 최초 도입 이후 올해로 약 70년째 명맥을 잇고 있다. 지난해 9월 ‘향후 5년간 6만 명 선발’을 발표한 직후 2025년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고 올 상반기에도 약속 이행에 나섰다.
청년 고용 한파 속에서 예측 가능한 대규모 채용 기회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2월 청와대 간담회에서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 올해 조금 더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의 이 같은 장기 투자 계획은 노조의 ‘전면 파업’ 위협으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선포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린 상태다. 파업 첫날인 21일에는 조합원 500여 명이 서울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앞에 모여 그룹 총수를 직접 압박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채용과 투자를 뒷받침할 실적은 직격탄을 맞는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장 가동 손실이 1분당 수십억 원, 하루 1조 원 수준에 달하며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최대 10조 원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피해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연결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는 2503개에 달하며 핵심 거점인 평택캠퍼스는 생산 라인 1개당 약 3만 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가 막히고 공장이 서면 하루 매출이 아쉬운 영세 소부장 업체부터 먼저 무너질 수밖에 없고 대규모 일자리 상실과 지역 상권 침체 등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생산 차질의 여파가 파업 기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 검증에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구조상 한 번 이탈한 빅테크 고객을 되찾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만 언론조차 “삼성 생산 차질 시 TSMC 등 대만 기업이 대체 공급선으로 부상해 가격 협상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업의 후폭풍이 삼성의 중장기 글로벌 경쟁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노사 모두 파업이 공멸임을 알면서도 대립을 이어가는 ‘힉스 패러독스’에서 시급히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교수는 투하자본이익률(ROIC) 등 객관적 경영 지표에 기반한 투명한 보상 체계 정비를 타협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약속한 6만 명 채용과 대규모 투자의 전제 조건은 흔들림 없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며 “산업 생태계 공멸을 막기 위한 노사의 대승적 타협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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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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