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세탁소에 침입한 강도를 바늘로 찔러 물리친 최행순(59)씨가 밝힌 사건 전말은 다음과 같다.
셔츠의 떨어진 단추를 달고 있었던 2월14일 오후 1시 30분경 신장 6피트, 몸무게 180파운드정도의 건장한 흑인 청년이 세탁소로 들어왔다. 11년간 이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해 오는 동안 흑인 손님은 몇 안되기 때문에 얼굴을 모두 알고 있는데 그 손님은 처음 오는 손님이었다. 약간 경계가 되었다. 하지만 특별한 내색을 하지 않고 바느질을 중단하고 손님을 맞았다. 범인은 들고 있던 가방을 선반에 내려놓고 가방안에서 곤색 운동복 한 벌을 꺼내며 드라이 크리닝을 맡기려 고 말했다. 이 때 어제 뉴스에서 본 최근 세탁소 강도사건이 떠올랐다. 경계하는 마음을 갖고 일부러 금고근처에서 1미터가량 떨어진 테이블에서 인보이스를 작성하고 있었고 범인은 드라이크리닝 가격을 물어보았다. 가격을 얘기하자 범인은 눈을 부라리며 너무 비싸다고 불평을 하고는 다시 운동복을 되돌려 받아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는 들어올 때 벗어놓았던 장갑을 다시 끼고 있어 돌아 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장갑을 끼고 나서 갑자기 테이블 안쪽으로 성큼 들어오더니 내 목을 오른 손으로 조르기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죽는 구나 생각하고 테이블 한쪽을 잡고 버텼다. 하지만 거구의 손에서 나오는 힘을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버티고 있던 도중 문득 내 오른쪽 손에 들려있던 바늘이 보였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단추를 꿰려고 들고 있던 바늘이 내 오른 손에 쥐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야 너죽고 나죽자는 생각이 들어 들고 있던 바늘로 범인의 왼쪽 뺨을 2회 찔렀다. 찌르면서도 바늘에 찔리면 많이 아플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황한 그러자 범인은 조르던 손을 놓고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범인을 쫓아가 이 XXX야 하며 소리를 질렀지만 범인은 좌우를 살피며 천천이 사라져 버렸다. 다음날 손님들이 격려의 꽃다발을 보내왔다. 아침뉴스에 방송된 사건을 보고 격려의 꽃다발을 보낸 것이었다.
이형준기자 jun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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